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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일본수출전략'①

한국식품 수입 26% 증가…막걸리·PB맥주·삼계탕 등 인기

“맛있지만 일본인이 만들 수 없는 메뉴 중 간단하게 만들 수 있고 가능하면 오래 보존할 수 있는 것으로 일본 식품시장에 진출하라.”

 

일본 최대 인터넷 쇼핑몰 ‘라쿠텐’에 처음으로 한국 식품 전문점을 출점해 현재 8개 점포를 운영하면서, 한국 식품을 도매하기 시작한 일본 바이어가 전하는 일본 식품시장 진출 키워드다.

 

또 일본 바이어는 “한국의 식문화를 전한다는 각오로 진출하고, 시대를 조금 앞서가는 식품을 개발하라”고 일본 식품시장 진출 전략을 제시했다.

 

코트라 오사카무역관은 지난 8일 ‘일본 바이어로부터 듣는 식품시장 진출전략’이란 일본 식품시장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 내용을 정리하면, 지난해 일본은 1억7000만 달러 규모의 한국 식품을 수입했다. 이는 2009년과 견줘 26% 증가한 액수다. 특히 한국의 음료는 2009년 대비 42% 늘어난 약 2600만 달러가 일본에 수출됐다.

 

이처럼 지난해 일본의 한국 식품 수입액이 크게 늘어난 원인은 막걸리, 맥주 등의 수출이 급격하게 증가한 때문이다.

 

‘케이팝’으로 대표되는 한류가 수그러들지 않고 한국 식품 판매 경로도 더욱 다양화되고 있어, 앞으로 일본 수출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한국 식품 판매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은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식품업체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사카무역관 보고서는 “대표적인 한국 상품 거래 경로인 인터넷 판매뿐만 아니라 소매, 통신판매, 업무용 식자재 판매 등 모든 경로로 다양해지고, 한국 식품시장 역시 가정용 소매시장, 한국음식점용 식자재, 일본 기업에 의한 제조시장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는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사업 규모 및 예산에 맞춰 어떤 상품을 얼마만큼 어떤 루트를 통할 것인가 전략이 더욱 중요해진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서 일본에 대한 식품 수출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각각 소개했다. 한국 식품의 일본 수출 성공 사례로 보고서는 막걸리와 맥주, 삼계탕을 꼽았고, 실패 사례로는 자장면, 오미자차, 선식을 들었다.

 

막걸리는 저알코올과 건강지향으로 일본 여성층 공략에 성공했는데, 술을 잘 마시지 않는 젊은 여성층을 대상으로 다이어트에 좋은 술, 피부에 좋은 발효 술이라고 적극 어필한 결과다. 여기에 한류스타(장근석) 기용을 통한 TV광고와 다양한 막걸리 칵테일을 선보여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맥주는 PB(Private Brand) 상품으로 일본 시장 진출에 성공한 사례다. 대표적인 PB맥주인 이온제품은 한국 맥주회사 제조 제품으로, PB상품의 저렴한 가격을 위해 일본 국내 육송보다 한국에서 배편으로 일본 주요 항구로 보내는 방법으로 비용을 줄였다.

 

그밖에도 주요 PB맥주 계열 음료를 한국에서 제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한국으로부터 맥주 수입은 약 55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대비 수십 배 이상 증가했으며, 일본 맥주 수입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삼계탕은 꾸준히 일본시장 두드린 결과 빛을 본 경우다. 외국인의 혐오식품 중 하나인 삼계탕은 일본에서 7~8년 전부터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엔 건강식품 이미지와 일본인 입맛에 맞는 단백한 맛으로 인기를 끌어 올여름 부족한 장어 대신 판매가 급증했다. 또 한류를 활용해 궁중요리라고 홍보한 것도 인기에 한몫을 했다.

 

반면, 자장면은 일본인 입맛에 아직 맞지 않아 실패한 사례다. 한국의 대표음식이 된 자장면의 일본 진출 시도는 미각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해 실패하고 말았다. 일본에서 한국 음식이 인기가 높아졌다 하더라도 엄연히 입맛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시기상조’의 대표적인 사례가 자장면이다.

 

오미자차는 일본의 약사법 규제가 적용돼  실패했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홍초 등을 배경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던 오미자차는 일본 약사법 규제에 따라 결국 식품으로 판매할 수 없었다.

 

선식은 지나친 가격 파괴로 시장 자체를 붕괴시켰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한국의 선식을 일본 선식시장에서 대량 판매한 결과, 싼 가격 덕분에 많이 판매됐으나 수익이 별로 남지 않는 시장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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