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국내 주요 설탕 제조사들이 설탕 공급가격 인상을 발표한 가운데, 정부의 설탕 가격 안정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설탕 가격을 인상으로 빵, 과자 등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남인숙)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지난해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대응해 밀가루 가격 안정 지원 사업을 시행, 물가 안정 상황을 빠르게 유도한 것 같이 설탕 및 원당 가격에 대해서도 선제적 대책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국내 주요 설탕 제조사들은 최근 이달 말부터 일부 식품 기업에 공급하는 B2B(기업간) 설탕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적으로 설탕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 이유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4월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149.4다. 이는 지난 3월 127.0과 비교할 때 17.6% 올랐다. 11년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 선물 가격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추이를 분석해 본 결과, 2018년 원당 선물가격은 2017년 대비 24.3% 크게 하락한 이후,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협의회는 "원당 선물 가격 상승에 따라 설탕의 공급 가격이 인상되면 설탕을 주 원재료로 하는 제과 및 빙과, 음료 업계의 가격 인상이 우려된다"며 "올해 초 이미 제과 ‧ 빙과류 제품은 10~20% 이상의 가격 인상을 했고, 음료 제품들 역시 가격 인상을 한 상황임에도 기업이 원재료 값 상승을 이유로 추가 인상을 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탕은 밀가루, 식용유와 마찬가지로 기초 식재료의 특성을 지니고 있어 외식물가와 식품 산업 전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설탕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정부는 지난 해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대응해 밀가루 가격 안정 지원 사업을 시행해 물가 안정 상황을 빠르게 유도한 것 같이 설탕 및 원당 가격에 대해서도 선제적 대책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며 "전기 ‧ 가스 요금 인상 등의 여러 악재 속에서 간신히 3%대로 들어선 소비자물가가 고물가로 급등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늦지 않은 시점에 실효성 있는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식 및 식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대한 모니터링과 소비자 가격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