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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점검] 빈손으로 끝난 'GMO완전표시제'...식품업체-시민단체, 갈등만 커져

사회적협의회 참여 중단 선언한 시민단체 vs 과학적 검증방법 등 현실적 대안 논의하자는 산업계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식품업계와 시민단체가 '유전자변형식품(GMO) 완전표시제'를 놓고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GMO완전표시제 논의를 위해 'GMO 표시제도 개선 사회적협의회'를 구성.운영했던 이들은 극병한 입장차만 확인한 채 협의회 운영 중단이라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지난해 4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전자변형식품(GMO) 완전표시제'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 왔다. 이 청원인 한 달 내 20만명을 넘어섰고 이에 대한 답변으로 정부는 'GMO 표시제도 개선 사회적협의회(이하 ‘사회적협의회’)' 구성.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회적 협의를 보다 중립적이고 체계적으로 도출하기 위해 기존 ‘GMO 표시제도 검토 협의체’ 운영을 종료하고 한국갈등해결센터와 ‘유전자변형식품 표시 개선 사회적 협의체 구축.운영’ 연구용역을 체결, 갈등영향분석을 통한 협의체 구성.운영을 추진했다.

협의회에는 8개 시민·소비자단체를 포함해 식품산업계 대표로 중소기업식품발전협회, 한국대두가공협회, 한국장류협동조합, 한국전분당협회,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한국식품산업협회 등 6개 식품관련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까지 총 9차례 회의를 진행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국 협의회 운영 1년 반도 안돼 갈라졌다.


◇ 시민단체, GMO 표시제도 개선 사회적협의회 참여 중단 선언
"산업계, 'GMO 완전표시제도 수용 할 생각없다'는 주장만 되풀이"

시민단체들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부터 국민청원에 따라 구성된 GMO 표시제도 개선 사회적협의회 참여를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시민단체는 사회적협의회가 'GMO 완전표시제 도입 청원’에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계는 지금까지 9차례 진행된 논의 과정에서 “GMO 완전표시제에 대한 논의는 할 수 없다.”라는 기존 입장을 계속 내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GMO완전표시제는 GMO 작물이 사용됐다면 잔여 DNA 여부와 상관 없이 표기하는 것을 말한다. 현행법상 GMO 작물이 사용됐더라도 최종 가공제품에 잔여 DNA가 남아있지 않다면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윤철한 경실련 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GMO 유전자변형 농산물을 많이 수입하고 있다. (수입한지) 30년정도 됐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먹는 식품에는 GMO가 들어가 있는지 거의 표기 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행하게도 산업계에서는 ‘GMO표시제도를 바꿀 생각이 없다.’, ‘GMO 완전표시제도를 수용 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불가피하게 협의회 참여를 중단하게 됐다"고 전했다.

문재형 한살림연합, GMO반대전국행동 조직위원장 역시 산업계를 질타했다. 문 조직위원장은 "국민들의 알권리 중심으로 완전표시제를 요구를 했는데 식품업계에서는 표시제를 시행했을 경우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도 있고, 가격 상승의 어려움이 있고, 또 국내 업체는 국내법을 충실히 따른다 해도 수입업체 같은 경우는 느슨하게 하기 때문에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서 계속 불가하다는 입장을 들고 있다"고 말했다.


◇ 산업계, "GMO완전표시제 무조건 반대 아냐"...시민단체에 유감 표명
'과학적 검증방법, 수입식품과 역차별 해소' 등 현실적 대안 놓고 논의

시민단체의 협의회 중단 선언이 전해지자 산업계는 깊은 유감을 표하고 식품산업계가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GMO완전표시제에 대해 무조건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식품산업계는 시민·소비자단체가 주장하는 GMO 완전표시제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며 협의회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의 업계가 GMO완전표시제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내세운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GMO 완전표시제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과학적 검증방법과 수입식품과의 역차별 해소 등 현실적인 대안을 가지고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산업계는 GMO완전표시제는 수입식품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불가능하고 국내 식품의 역차별과 생산비용 증가, 소비양극화, 이로 인한 고용 감소, Non-GMO 원료의 지속 조달의 어려움 및 소비자 물가 상승 등 많은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시민·소비자단체는 일방적으로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상대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여주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산업계는 "시민·소비자단체는 GMO 안전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논의를 회피하고 잘못된 연구결과를 인용해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기관이나 절대 다수의 과학자들이 안전성을 인정하고 있으나 편견에 치우친 시민·소비자단체의 주장에 많은 국민들은 GMO를 나쁜 식품이라고 오인하고 있다"고 했다.

산업계는 협의회를 통해 다시 논의의 장이 열리기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식품산업계는 식품안전을 기본으로 국민의 알권리와 건강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아직 협의회를 통해 여러 가지 조율이 필요한 논의 주제들이 남아있다. 더 건전하고 생산적인 논의의 장이 지속되길 희망하며 책임 있는 자세로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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