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가의 미래, 농업과 식량, 그리고 GMO 대처방안' 국회 토론회 개최
유전자변형생물체(GMO)의 안전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 식량난 해결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불안, 갈등, 대립 중심에 서 있는 GMO 연구.개발은 앞으로 닥칠 식량전쟁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GMO 완전표시제 찬반 대립은 해결해야할 문제로 꼽힌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정부, 학계, 업계, 소비자가 한 자리에 GMO의 국제적 흐름을 살펴보고 이에 대응할 합리적인 대책을 모색했다.
유전자변형생물체는 현대 생명공학기술(유전자변형기술)을 이용해 새롭게 조합된 유전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동물, 식물, 미생물을 말한다. 제초제내성 콩, 해충저항성 옥수수, 형광물고기, 의약물질 생산 염소, 파란장미, 생산 공정 이용 미생물 등이 있다.
전세계 유전자변형작물 재배면적은 2017년 기준 약 1억 8980만 ha 농지에서 재배하고 있으며 세계 경지면적의 13% 내외를 GM작물 재배지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은 상업적 재배를 하지 않고 있다.
필리핀, 인도 등 세계 각지에는 시험재배지가 파괴되는 현상이 있지만 연구개발은 지속되고 있다. 반면 국내는 2015년부터 최근까지 GM벼를 포함한 GM작물 상용화를 반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곡물 23.8%, 옥수수 0.8%, 콩 7.0%로 저조하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미래 식량전쟁에 대비한 GMO 연구.개발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로 들어온 GMO 농산물은 약 974만 톤(약 21억 달러)으로 식품용이 228만톤, 사료용이 717만톤을 차지한다.
사회를 맡은 정덕화 경상대학교 석좌교수는 토론에 앞서 "GMO를 놓고 정부든 개인이든 누구에게나 GMO가 중요한가를 물어보면 "중요하다"고 하며 잘아는가를 물어보면 "잘 모른다"고 한다"며 "GMO를 바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한지를 물어보면 "필요하다" 하지만 당신이 그 노력을 할것인가를 물어보면 "입장이 곤란해 절대로 하기가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번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GMO야 말로 위해소통(RISK COMMUNICATION)이 필요하며 그것도 반복해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며 "GMO는 반드시 국민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기초위에서 준비 돼야한다"고 했다.
◇ "GM 농산물, 국제적으로 공인된 엄격한 평가.심사 거쳐 안전성 검증돼"
"국가 기술경쟁력 확보, 미래 육종소재 확보차원 생명공학작물 연구개발 계속돼야"
"정부, GM기술.유전자편집기술 등 연구개발 투자 확대해 농생명산업 기반 다져야"
박수철 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은 "우리나라는 GM작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편이며 이러한 현상은 객관적, 과학적 근거보다는 어느 한편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막연한 불안감에 크게 좌우된 판단이라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우리사회의 부정적 인식은 농업생명공학 기술경쟁력 확보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 20여 년 동안 GM작물이 환경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체에 유해한 것처럼 잘못 알려져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됐다"며 "GM작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은 연구와 상업화단계의 철저한 안전성평가 과정을 알면 충분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업화된 GM 농산물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엄격한 평가기준에 따라 70개 항목 이상의 인체 및 환경위해성 평가와 심사를 거쳐 안전성이 검증된 것들로서 실지로 구체적 위해성의 증거는 아직까지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GM작물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해온 그 어떤 작물보다도 더 철저한 안전성 평가와 엄격한 검증과정을 거치며 개발되고 있다"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생명공학기술은 농업기술 발전의 한 과정일 뿐"이라며 "이제 우리 농업에도 타 분야의 과학기술 발달처럼 혁신적인 기술 발전을 응원하는 국민들의 긍정적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생명공학분야의 또 하나 이슈는 유전자편집기술을 활용한 생명공학작물 개발"이라며 "유전자편집 기술을 적용할 경우 외래 유전자 도입으로 만든 GM작물에 비해 개발 시간과 비용 면에서 크게 절약이 가능하고 특히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판단으로 각 국가가 경쟁적으로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유전자편집 기술을 활용한 생명공학작물의 경우는 개발비용의 절약과 안전성심사 규제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어 상업화가 수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당장의 상용화는 아니더라도 국가 기술경쟁력 확보 및 미래 육종소재 확보차원에서의 생명공학작물 연구개발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농업생명공학기술의 안정적 연구 보장은 유전자편집기술과 같이 또 다른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을 탄생시킬 것이다. 우리도 이러한 기술발전의 과정에서 다른 국가에 뒤처지지 않게 생명공학기술 발전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희종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 교수는 보다 안전하고 완벽한 유전자 도입 및 편집 기술을 개발을 위해 국가적 투자를 주문했다.
고 교수는 "세계 종자산업 시장은 485억$(2016)이며 이 중 GM종자는 33%를 차지하고 가파른 성장세에 있다"며 "팽창하는 종자산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미래육종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GM종자를 개발하는 데에는 1000억원 대의 비용이 소요돼 우리나라의 관련 기업의 영세성에 비춰 적극 참여가 어렵다"며 "참여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반GM 정서가 팽배한 상황에서 해당기업에 대한 반기업 정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분별한 GM 기술 및 작물 개발 반대는 우리의 관련 과학기술력을 약화시키고 미래의 종자산업, 더 나아가 농업과 관련 생명산업을 선진국에 종속시킬 우려가 크다"면서 "정부에서는 과감하게 GM기술, 유전자편집기술, 유전체 해독 및 분석 기술 및 관련 기술에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우리의 농생명산업 기반을 확고히 다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GMO농산물 적절성 객관적 성과 평가 부재"
"산업계 수입 GMO농산물 저감화 노력 부족해"
장영주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산업자원팀 입법조사관은 GMO농산물이 적절한가에 대한 객관적인 성과 평가의 부재를 문제로 꼽았다.
장 입법조사관은 "우리나라의 식품산업이나 농업에서 활용 분야 통계가 필요하다"면서 "국가 농촌.농업정책에 식량 생산 목표를 명시화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전자변형생물체 관련 법률의 목적에서 제시한 ‘유전자변형생물체로 인한 국민의 건강과 생물다양성의 보전 및 지속적인 이용에 미치는 위해(危害)를 사전에 방지’에 대한 정책의 소극성과 관련 연구의 부재도 지적했다.
그는 ▲위해성 평가시스템 운용, ▲공개적인 소비자와의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채널 필요, ▲관련 법률의 바이오안전성 확보 및 리스크커뮤니케이션 관련 사업 규정 보완 등을 주문했다.
아울러 "산업계의 수입 GMO농산물 사용의 저감화 노력이 부족하다"면서 "국가 농촌·농업정책에 식량 생산 목표를 명시화하고 산업계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소비자 이익 기반 과학적 판단 근거 정책설정 필요"
"GMO 기술 연구조차 안한다면 감시기능도 할 수 없어"
"GMO농산물 대부분 사료로 유입 관리.감독 강화해야"
소비자단체는 소비자 이익에 기반한 과학적 판단에 근거한 정책이 실현돼야 한다고 했다.
조윤미 C&I소비자연구소 대표는 "우리의 농업환경에 GMO기술은 적합하지는 않다"면서도 "GMO 기술 연구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감시기능도 잘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GMO를 마치 나와 적을 가르는 관점의 차이인양 GMO를 연구하고 개발하자고 하면 기업 이익이나 몬산토 같은 글로벌 종자회사 편이고 GMO를 반대하고 위험하다고 소리높히면 마치 순수하게 소비자 안전만을 생각하는 사람인 듯이 몰고가는 시민사회의 태도는 우리 사회를 후진적으로 만들며 장기적을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더욱 낙후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술혁명은 과거 산업과 새로운 신산업 간의 격렬한 이해관계 충돌을 전제하기 때문에 생산자나 산업이 아니라 철저하고 강력한 소비자 이익에 기반한 과학적 판단에 근거한 정책설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조 대표는 또 "유전자 변형기술은 농업을 제외한 의약, 의료, 축산 등의 영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되고 활용되고 있다"면서 "연구자들간의 경험과 사회적 활용에 대한 컨센서스를 높이기 위한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유전자변형농산물이 대부분 사료로 유입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정책토론회는 정덕화 경상대학교 석좌교수 주관, 푸드투데이 후원으로 열렸으며 곽노성 한양대학교 교수 사회로 진행됐다. 김기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팀장이 'GMO 구개외 최신동향'을, 유장렬 미래식량자원포럼 회장이 'GMO, 우리의 대처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자로 나섰으며 박수철 교수(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홍성수 부장 (한국사료협회), 고희종 교수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 조윤미 대표 (C&I 소비자연구소), 장영주 입법조사관 (국회 입법조사처) 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