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식을 접할 수 있는 환경,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알 수 있도록 선택하는 눈을 키워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음식교육, 식생활 교육입니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슬로푸드이 필요합니다."
규제보다 더 좋은 것은 나쁜 음식이 들어올 수 없게, 좋은 음식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김종덕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초대회장의 강성이다.
지난 22일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미국, 영국,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전 세계에서 8번째로 슬로푸드국가위원회로 선정되며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Slow Food Korea)가 출범했다.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 경남대 김종덕 교수는 협회 출범을 계기로 한국을 대표하는 체계적인 슬로푸드 운동의 기점이 되고 한국 슬로푸드 운동이 아시아·오세아니아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성장하기를 염원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농업사회학의 관점에서 음식과 사회, 대안 농업, 슬로푸드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활발한 연구와 활동을 해왔다.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업을 잘 보존해 좋은 농업을 만들어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남양주에서 열린‘슬로푸드 국제대회’집행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슬로푸드의 반대 개념에는 '정크푸드'(열량은 높지만 영양가는 낮은 패스트푸드)가 있다. 언제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많은 소비자가 찾고 있지만 비만의 주범으로 꼽히며 최근에는 담배보다 해롭다며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출범식 현장에서 김종덕 회장을 만나 정크푸드의 규제 여부와 슬로푸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대해 들어봤다.
- 슬로 푸드란
슬로푸드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깨끗한 음식, 맛있는 음식을 먹자는 운동이다. 이러한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업을 잘 보존해 좋은 농업을 만드는 것이다.
농업 보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좋은 농업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환경이 돼야 한다. 좋은 물, 좋은 공기, 좋은 흙을 만들어 최종적인 좋은 먹거리를 만들자는 취지는 환경 운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슬로푸드 운동은 환경 운동이라고도 얘기 할 수 있다.
- 우리나라 로컬 푸드 시장에서 국제슬로푸드협회가 미칠 영향은.
로컬푸드에 슬로푸드가 미치는 영향은 로컬푸드를 즐기는 시민 양성이다. 친환경, 유기농으로 로컬푸드를 많이 생산해도 소비자가 없다면 불가능 하다. 그것을 즐기는 시민의 육성, 가장 선결적으로 하고 있는 과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다. 음식교육, 미각교육을 통해서 로컬푸드를 소비하는 식생활에 기반을 만드것이라 생각한다.
- 유엔과 민간단체가 정크 푸드가 담배처럼 위험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현재 국민 식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정크푸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나.
정크푸드에 관한 규제는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학교 근처에 있는 자판기에 대해서는 어른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아이들이 어떤 음식을 먹을지 들여다 보고 규제가 필요하면 해야한다.
규제 이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좋은 음식이 학교 주변에 생기게 하는 것이다. 500원짜리 저질 햄버거가 들어올 수 있게 환경을 만들면서 규제하기 보다는 좋은 음식이 생길 수 있게 어른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된다.
또 가정이나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교 급식은 제도적인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가정에서도 되도록이면 가정식을 많이 해주려고 노력하는 환경, 좋은 음식을 접할 수 있는 환경,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알 수 있도록 선택하는 눈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이것이 음식교육, 식생활 교육이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이러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즉 슬로푸드 교육, 제공이 필요하다.
- 국제슬로푸드협회 슬로건 중 하나인 생명의 다양성인데, 협회가 계획 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생물의 다양성이라고 하는 것은 간단하다. 우리 주변에 먹을거리가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먹을거리가 단지 상품이 아니라 생명으로서 소중하게 간직돼야 한다는 생명존중에 메시지를 말한다.
생명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서 위기에 처한 먹을거리들을 발굴하고 등록하며 그걸 통해서 기억하고 인지하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걸 마세방주 프로젝트라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1700개의 위기에 빠진 종자나 음식을 방주에 태우는 작업을 했으며 한국에서도 8개의 마세방주 품목을 발굴해서 등재를 했다. 이런 마세방주 프로젝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