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농민이 받는 산지쌀값과 소비자가 지불하는 소비자쌀값의 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민은 쌀을 저가에 팔고 소비자는 고가에 사는 쌀 가격 이중고가 심화되는 동시에 유통마진만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전북 정읍시·고창군)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최근 5년간 연도별 산지쌀값·중도매인 판매가격·소비자쌀값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지쌀값 대비 소비자쌀값의 격차가 해마다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2020년 이후 연도별 평균 산지쌀값은 쌀 80kg 기준 2020년 19만 7,7076원, 2021년 21만 9,552원, 2022년 18만 6,368원, 2023년 18만 8,844원, 2024년 18만 6,532원, 2025년 1~8월까지 19만 8,888원이었다. 그러나 같은 연도 소비자쌀값(소매가격)은 2020년 21만 4,632원, 2021년 23만 6,288원, 2022년 20만 5,336원, 2023년 21만 3,300원, 2024년 21만 3,980원, 2025년 1~8월까지 22만 5,516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산지쌀값 대비 소비자쌀값 차이는 2020년 8.9%(1만 7,556원)에서 2021년 7.6%(1만 6,736원), 2022년 10.2%(1만 8,968원), 2023년 13.0%(2만 4,456원), 2024년 14.7%(2만 7,448원)로 5년간 56.3%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차이는 중도매인과 소상공인 등 유통마진을 의미해 중간 유통업자들이 소비자에 판매한 쌀값이 큰 폭으로 올랐음을 의미한다. 올해 8월 기준으로도 그 격차는 2만 6,628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산지쌀값 대비 중도매인 판매가격과 중도매인 판매가격 대비 소비자쌀값의 차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산지쌀값 대비 중도매인 판매가격* 차이는 쌀 80kg 기준 2020년 1,816원에서 2024년 9,608원으로 5.3배 증가했다. 이는 산지쌀값에 비해 중도매인이 소상인 및 실수요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을 높여 중간 마진을 이익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도매인 판매가격 대비 소비자쌀값 역시 해가 지날수록 차이는 더욱 커졌다. 실제 중도매인 판매가격 대비 소비자에게 실제 판매된 가격의 차이는 2020년 1만 5,740원에서 2024년 1만 7,840원으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소비자가격 상승의 대부분이 소매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결국 쌀이 산지에서 소비자에게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통마진과 비용이 통제되지 않으면서,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가격 이중고’가 고착화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력다는 지적이다.
윤준병 의원은 “지난 5년간 산지쌀값 대비 소비자가격의 차이는 더욱 커지면서 농민들은 저가에 쌀을 판매하고, 소비자는 고가에 쌀을 매입하는 가격 이중고가 심화됐다”며 “그 속에서 쌀 유통구조의 비효율성과 중간유통업자들의 마진만 늘어난 만큼, 농민은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쌀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통단계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의원은 “이를 위해선 쌀의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하며, 농협 등 공적 유통 주체의 역할을 강화해 비대해진 유통 마진을 줄이는 실질적인 ‘쌀값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