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말, 한 여인이 냇가에서 놀고 있는데 잘 생긴 오이 하나가 둥실 떠내려 왔다. 여인이 그 오이를 건져 먹었더니 바로 태기가 있어 아기를 낳았다. 그 아기가 바로 신라 말의 유명한 승려이자 풍수지리학의 대가였던 도선이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의 유명한 책사 최응도 어머니가 오이가 열리는 태몽을 꾼 뒤 낳았다고 한다.
이렇듯 오이는 예부터 명인들의 탄생 배경에 등장할 만큼 좋은 채소로 여겨져 왔다. 아삭한 맛과 싱그러운 향, 초록의 색깔 때문에 음식으로도 환영받을 뿐 아니라, 몸을 맑게 하고 화상 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어 민간요법으로도 다양하게 이용되어 왔다.
오이의 주요성분은 95%가 수분으로 되어 있으며 무기질 중에는 칼륨성분이 많아 함유되어 있고 비타민 군으로는 비타민 A, B1, B2, C 등이 함유되어 있고 포도당, 갈락토오즈, 루틴 등이 함유되어 있다.
날씨가 더워지고 땀이 많이 나는 여름이다. 이럴 때는 수분이 부족해지기 쉽고 몸에 열이나 물을 찾게 된다. 단순히 물을 섭취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음식으로 해결하면 맛과 영양을 함께 챙길 수 있다.
특히 여름철 대표 채소인 오이는 독특한 향과 신선한 맛으로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을 돋워줄 뿐 아니라 몸 안에 쌓인 열독을 풀어주며 수분을 보충해줘 지금 같은 더운 여름날 제격이다.
한의학에서 오이를 ‘호과’라고도 하는데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서 위와 장의 기능을 좋아지게 한다. 또 강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산성화된 몸을 중화시키고, 갈증해소와 보습효과가 뛰어나다.
비타민도 풍부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감기예방에 효과적이며 여름철 피로회복을 위한 건강식품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게 되면 오이의 성질이 냉하기 때문에 설사를 자주하거나 소화가 잘되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오이의 껍질은 유해요소제거를 위해 벗기고 조리하면 좋지만 꼬들꼬들한 맛이 덜해진다. 껍질째 먹기를 원한다면 굵은 소금으로 싹싹 문질러 손질하면 살충성분을 빼줄 수 있다.
오이는 피부미용에 있어 최고의 식품으로 알려져 왔으며 예로부터 다양하게 활용돼 왔는데 그 즙 또한 피부를 곱고 아름답게 하는데 특별한 효능을 발휘한다. 특히 오이의 유효성분은 피부를 청결하게하고 항균 작용을 한다.
따라서 복용하거나 바르면 피부에 적절한 자양을 주며 또 주름살을 펴주게 되는데 그 효과가 빠르다. 오이는 먹는 화장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피부미용에 좋은 채소다. 얇게 저며서 얼굴에 붙이는 팩을 하지 않더라도, 먹는 것만으로도 촉촉하고 깨끗한 피부를 만들어준다.
피부를 맑게 하는 오이의 성분은 푸른색을 내는 엽록소와 비타민C다. 미백효과와 보습효과가 있어 피부를 윤택하게 할 뿐 아니라 열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여드름이나 뾰루지 예방에 좋다. 피부노화 방지 성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콜라겐 성분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칼륨 함량이 높은 오이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오이의 칼륨은 몸 안의 나트륨을 배출시키는 작용을 하고, 이때 몸 안의 노폐물이나 중금속이 함께 배출돼 피를 맑게 하고 피부를 투명하게 유지한다. 오이를 얇게 잘라 피부 표면에 붙여주면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 건강한 피부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오이가 피부에만 좋은 것은 물론 아니다.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진 오이는 두말 할 필요 없는 다이어트 식품이다. 수분과 비타민, 각종 미네랄로만 이루어져 있어 칼로리가 전혀 없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찔 걱정 없는 대표적인 다이어트 식품이다.
오이에 들어있는 카로틴은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로틴은 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무독화하는 작용을 통해 암세포 발생을 억제하는 항산화 작용을 한다. 꼭지 부분의 쓴맛을 내는 쿠쿨비타신이라는 물질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간염에 효과가 있으니 건강을 생각한다면 쓰더라도 버리지 말고 먹어보자.
콩나물만큼이나 숙취해소에 좋은 오이는 아스코르빈산 함량이 높아 몸 안의 알코올 분해를 쉽게 하고 분해된 알코올 성분을 이뇨작용을 통해 배출한다. 과음 후 속이 아프거나 구토·두통 등에 시달릴 때 오이즙을 마시면 거뜬해진다.
오이는 강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산성화된 몸을 중화시키고, 이뇨 작용이 있어 부기를 뺀다. 또한 열을 내리고 해독 효과가 뛰어나 화상의 명약으로 꼽히며, 가려움증이나 땀띠 등을 가라앉힌다.
오이의 비타민C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감기를 예방하며, 피로와 갈증을 풀어준다. ‘동의보감’에도 오이는 이뇨 효과가 있고 장과 위를 이롭게 하며, 소갈을 그치게 한다고 나와 있다. 이러한 오이의 효능들은 흔히 조선오이라고 하는 백오이에 훨씬 많다.
오이를 이용한 민간요법들
화상 등 불에 데었을 때 오이를 강판에 갈아 상처에 붙이면 응급처치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토종 오이 생즙을 1컵 정도 마시면 화독이 풀린다. 화상으로 기절했을 때 입안으로 오이 즙을 흘려 넣으면 깨어난다.
햇볕에 탔을 때는 아침, 저녁으로 오이를 잘라서 마사지한다. 또는 오이를 갈아 물기를 짠 뒤, 우유를 섞어 걸쭉하게 반죽해 얼굴에 바르고 20~30분 뒤에 닦아 내면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타박상에는 오이즙 2큰술과 밀가루 2큰술, 식초 1큰술을 섞어 상처에 붙이면 좋다.
땀띠에는 오이를 잘라서 자른 면에 소금을 묻혀 땀띠가 난 곳에 문지르면 2~3일 안에 효과를 볼 수 있고 몸이 부었을 때나 술을 마셨을 때는 매일 오이즙을 작은 잔으로 1잔씩 마신다.
오줌소태에는 묵은 토종 오이 1개에 식초를 소주잔으로 1잔 붓고 물을 3사발 정도 부어 삶은 물을 120~150ml씩 하루에 3번 마신다. 2~3일 계속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또는 오이 뿌리 30~40g을 달여 마시거나, 신선한 오이 넝쿨 5~12g을 달이거나 생즙을 내어 먹는다. 신장염에는 오이 뿌리와 질경이 뿌리를 3:1 비율로 섞어 달인 물을 1잔씩 하루 3번 빈속에 마신다.
심장병·신장병에는 오이를 반 갈라 씨를 빼고 그늘에 말린 뒤 달여 마시며, 이질에는 작고 연한 오이 10여 개를 꿀에 찍어 먹는다. 여드름치료에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빈속에 오이를 2개씩 갈아 마신다. 꾸준히 먹으면 위의 열이 빠지고 여드름 치료에 효과적이며 아토피성 피부염에는 오이 생즙을 바르면 가려움이 가라앉는다.
또한 탈모 예방·발모 촉진을 위해선 아침마다 오이, 당근, 시금치를 함께 즙을 내어 1컵씩 바로 만들어 마시는 것이 좋다.
오이즙과 오이 복용시 주의할 점은 오이가 쓴 맛을 내는 이유인 쿠르비타신이다. 오이의 꼭지부분은 쓴 맛을 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 성분 때문이다. 항암 효과가 있는 반면 설사를 일으키기도 하는 병 주고 약주는 작용을 하므로 주의해야한다.
<오이를 이용한 요리>
*오이 돛단배 샐러드*
재료 : 오이 1개, 참치캔 1/2개, 양파찹 2큰술, 방울토마토 5개, 셀러리찹 2큰술, 파셀리20g
프렌치드레싱 : 올리브오일 2큰술, 식초 1큰술, 설탕, 소금, 후추, 파셀리찹 1큰술
만드는 법
1. 오이를 소금으로 문질러서 깨끗이 씻어준 후 4cm길이로 잘라준다.
2. 1의 오이를 0.5cm 양쪽을 두로 수저로 속을 파준다.
3. 참치 캔은 물기를 제거 후에 손으로 뜯어 준다.
4.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잘라준다.
5. 참치에 프렌치드레싱으로 무쳐서 준비한다.
6. 속을 판 오이에 5를 넣고 위에 방울토마토와 파셀리를 얹어준다.
*오이피클*
재료 : 오이 3개, 샐러리 2줄기, 월계수잎 2장, 통후추 5알, 정향 1개, 물 2컵, 식초 1컵, 설탕 1/2컵, 소금 1큰술
만드는 법
1. 오이는 굵은 소금으로 문질러서 깨끗이 씻어준다.
2. 셀러리는 4cm길이로 썰어준다.
3. 냄비에 분량의 단촛 물과 월계수잎 통후추 정향을 넣고 팔팔 끓여준다.
4. 병에 오이와 샐러리를 넣고 팔팔 끓는 단촛 물을 부어준다.
5. 하루 지나서 다시 끓인 다음 식혀서 부어준다.
6. 3일후 다시 끓여서 식힌 후 부어주기를 3번정도 반복하여준다.
*오이선*
재료 : 오이 1개, 쇠고기 20g, 마른표고버섯 1장, 달걀 1개, 소금적량, 식용유적량, 간장, 1/2작은술, 설탕 1/4작은술, 다진파 1/4작은술, 다진마늘적량, 깨소금, 참기름, 후춧가루
단촛물 : 식초 2작은술, 설탕 2작은술, 물 2작은술, 소금 1/3작은술
만드는 법
1. 오이는 소금으로 문질러서 깨끗이 씻어준다.
2. 쇠고기는 채를 썰고 표고버섯도 채를 썰어준다.
3. 쇠고기와 표고를 한데 섞은 후 간장 설탕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 후추를 넣어서 간을 해서 팬에 익혀준다.
4. 오이를 4cm길이로 어슷하게 자른 다음 3번 칼집을 넣어서 홈을 파준다.
5. 홈을 판 오이를 소금물에 담궈 절여준다.
6. 계란을 황백 분리을 하여 지단을 부쳐서 채를 썰어준다.
7. 5의 오이를 물에 헹궈 팬에 기름 두르고 익혀준다.
8. 7에 계란흰자 고기와 표고 노른자 순으로 홈에 넣어준 다음 단촛 물을 끼얹는다.
요리연구가/식공간연출학박사 양향자
사단법인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
사단법인 한국푸드코디네이터협회장
양향자 푸드앤코디아카데미원장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국정교과서(고등)편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