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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언박싱75]원할머니 보쌈 직영점, Feat 꽃새우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사랑은 존재한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아니다. 사랑을 처음 접한 순간에는 사랑이라고 확언한다. 심리적으로 광기, 공허, 공황, 이 순간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 환상. 나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나는 뒤에 숨어 모든 답을 회피하고 있다.

-f(X) 'Pink Tape'-

 

 

살면서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친구는 없지만 술친구가 늘고있는 요즘, (나 혼자서만 몰래)좋아하는 사람들을 섭외해 노포 프랜차이즈라고 할 수 있는 원할머니 보쌈 족발을 다녀온 기록입니다.

 

일하면서 만난 사이에서 서로의 허물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친구가 가져온 와인1. 족발을 즐기지는 않지만 딱히 싫어하지는 않고 족발=레드라는 공식은 알아요.

 

시청에서부터 힘들게 짊어지고 온 레드와인은 무끼에또 프리미티보 풀리아(Mucchietto Primitivo Puglia). AKA 왓 두유 (really)원?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AKA가 더 1차원적인 정공법이라서 맘에 드는 와인입니다.

피니쉬는 약하지만 아로마한 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레드와인이 가진 탄닌 특유의 떫은 맛도 덜했어요. 강남이라는 지역적인 특색을 고려할 때 가격대도 합리적이었어요. 낙지볶음, 갑오징어 무칭, 모듬전,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는 것도 장점입니다.

 

스타터로 시킨 모듬전은 맛은 평범했어요. 불족발과 보쌈, 막국수로 구성된 세트는 제품을 데워서 서빙하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와인을 빠른속도로 비우고 백주...를 충전합니다. 남경무역에서 수입을 하는 백주라고... 와인 박스떼기는 들어봤어도 백주 와인을 박스로 구매한 무서운 분이 가져오신 파란병의 백주로 그 위대함을 알았습니다.

 

 

토닉워터를 주문해 하이볼 형식으로 마시고 난 후 응급처치로 낙지 볶음을 주문합니다. 낙지 볶음은 쭈꾸미로 의심될 정도로 비슷한 형태와 맛이었어요.

 

 

주당의 특징을 주당이라면 아실거예요. 2차 3차는 가야한다는 마음으로 논현동의 꽃새우 맛집 0번지 대신 꽃새우를 판매하는 집을 찾았습니다. 꽃새우는 뭐... 가격이 높을 수록 맛있어요. 8마리에 10만원인 꽃새우를 주문하고 "내가 제일 많이 먹어야지"라는 다짐으로 흡입을 합니다.

 

꽃새우, 닭새우, 도화새우의 차이를 아시나요? 비슷한 카테고리지만 각각의 특징과 조업량은 다르답니다. 미세하지만 향과 식감의 차이도 있어요. 성질이 급해서 팔딱팔딱 뛰면서 본인 뜻대로 되지 않으면 죽는 성질도 같고요.

'주야연가(晝夜宴家), "낮과 밤을 가릴 것 없이 Let's go party"라는 콘셉트인 원할머니 보쌈은 코로나로 활기를 잃은 논현동에 빛이 될 수 있을까요?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하시계 위에 얹어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해 주소서
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진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맛을 스미게 하소서

 

연인이 없는 사람은 연인을 만들 수 없고 홀로 있는 사람은 오래오래 그러할 것이며, 깨어서,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쓰는 사람은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소요할 것이라고 예언한 릴케는 '가을 날'에서 덤덤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우리 모두, 무섭도록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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