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박민수 의원(진안‧무주‧장수‧임실)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마사회가 사회공헌사업을 목적으로 작년 3월 설립한 ‘렛츠런재단’의 이사들 전원이 삼성 또는 전경련 등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과 경력이 중복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마사회 기부금의 60~70%를 출연 받고 있는 ‘렛츠런재단’ 이사들의 경력을 살펴보면 전부 현 회장과 경력이 겹치는 인물들이었다. 총 7명의 이사들 중 4명은 각각 삼성물산, 제일기획, 중앙일보 등 삼성 출신 인사였고 2명은 전경련 출신, 나머지 1명은 정치권 인사로 나타났다. 현 회장은 삼성물산 대표이사, 전경련 부회장, 한나라당 제주도지사후보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기부금 집행내역을 보면 작년 한국마사회는 기부금으로 총 101억여원을 지출했는데, 이 중 74.7%인 75억4,700만원이 ‘렛츠런재단’의 사업비로 출연된 금액이다. 올해도 현재까지 기부금으로 집행한 54억6,000만 원 중 34억3,000만원은 ‘렛츠런재단’의 사업비로 출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 회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창조와혁신’의 이사진 구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사진 6명 중 5명이 삼성물산, 호텔신라 등 삼성 출신이었고, 삼성 출신이 아닌 나머지 1명은 현 회장과 동향인 제주도 출신이었다.
현 회장의 낙하산 인사는 ‘렛츠런재단’과 ‘창조와혁신’에 국한되지 않는다. 마사회 내부에서도 본부장 4명 중 1명은 현 회장과 같은 삼성물산 출신이고, 비상임이사 8명 중 3명은 현 회장과 같은 행정고시 출신이었다. 이중에는 현 회장과 같이 행정고시 출신이면서 삼성, 전경련 경력 등이 전부 중복되는 인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들의 다른 경력에서도 마사회와 관련한 전문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 회장은 작년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도 한국마사회 자문위원 37명 중 11명을 삼성 출신들로 임명해 위원들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박 의원은 “사회공헌 재단은 그 목적에 맞게 사회공헌 사업 수행 경력이 있는 인사들을 선임해 목적사업을 심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작년 국정감사에서 낙하산 인사 문제를 지적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현 회장이 또다시 특정 대기업 출신들을 중심으로 ‘렛츠런재단’의 이사진을 구성했다”면서 “현 회장이 과연 공익기업인 마사회를 운영할 자격이 있는 인물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