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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 라면, 국민건강 위협

팔도 틈새라면 나트륨 함량 최다···WHO 권고량 넘어

여전히 높은 나트륨
 
라면의 나트륨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푸드투데이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라면을 조사해본 결과 나트륨 함량이 제일 높은 라면은 팔도 틈새라면으로 나트륨 함량이 2050mg으로 WHO가 권고한 하루 나트륨 섭취량 2000mg을 넘는 수치였다.

가장 나트륨 함량이 적은 라면은 농심의 찰비빔면으로 나트륨 함량이 1060mg으로 틈새라면의 절반에 미치는 수준이었다. 

틈새라면의 경우 팔도에서 제조했지만 유통전문판매원은 GS리테일로 팔도와 GS리테일이 공동개발한 제품이다.

한국인은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으로 나트륨을 하루에 4878㎎ 섭취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량 2000㎎보다 2.4배 이상 많다. 30~50세 한국 남성은 나트륨을 무려 6621㎎이나 먹는다. 권고량의 3배를 훌쩍 넘긴 양이다. 선진국은 40년 전부터 나트륨 저감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나트륨 과잉섭취는 생명단축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06년에서야 나트륨 1일 섭취 권고량을 3500㎎에서 2000㎎으로 하향조정했다.

식약청의 이러한 ‘나트륨 줄이기 운동’으로 라면 업체들도 나트륨을 줄이고 있지만 권고량과 비교했을 때 우리가 즐겨먹는 라면의 경우 나트륨은 여전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라면, 나트륨 어디까지 감소되나 
 
농심은 대대적인 라면 나트륨 다이어트를 펼쳤다. 대표적인 라면 신라면의 나트륨 함량은 2007년까지 2100mg이었다. 하지만 ‘나트륨 저감 프로젝트’를 가동해 나트륨을 1930mg까지 떨어트렸다. 안성탕면은 보다 기존의 2060mg이던 나트륨을 1790mg으로 줄였으며, 신라면 블랙도 1950mg에서 1750mg으로 줄였다.
 
농심 관계자는 “‘나트륨 저감 프로젝트’를 통해 전체적인 나트륨 수치를 줄였지만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호의적”이라며,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나트륨을 줄여 라면의 종류마다 차이는 나겠지만 최종적으로 1650mg 이하까지 감소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나트륨 1650mg은 한식백반보다 훨씬 낮은 나트륨 함량인데 농심이 2015년까지 정말 나트륨을 1650mg이하로 떨어트릴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오뚜기도 나트륨 줄이기에 동참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열라면’과 ‘진라면’, ‘스낵면’등 제품의 나트륨 함량을 평균 9% 낮추고 라면제품 뒷면에 면만 섭취할 경우와 절반 정도 섭취할 경우, 국물까지 모두 섭취할 경우 등으로 나눠 나트륨 섭취량을 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라면을 통해 섭취하는 나트륨량을 우려하던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라면 수프를 두 개 봉지에 나눠 담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업체들의 반발로 백지화 됐다.

오뚜기 관계자는 “수프 설비가 분당 300개를 포장하는데 이를 두 봉지로 나눠 포장하는 기계를 새로 만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두봉지 중 한봉지 쪽에 불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업체들이 엄두를 못 내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나트륨 범벅 라면이 미치는 영향
 
가장 큰 문제는 나트륨을 과다 섭취할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한양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허훈기 교수는 “매운맛과 단맛보다 짠맛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반복적으로 섭취할 경우 더욱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높은 함량의 나트륨은 고혈압과 당뇨환자들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하고 일반인들이 섭취했을 때는 동맥경화와 고지혈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또, “외식, 가공식품 업체에서 소금기를 줄이는 대대적인 캠페인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나트륨을 줄이면 매출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라면업체 관계자는 “라면은 ‘건강’이 아닌 ‘맛’으로 선택하는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라면의 특색이 없어지면 매출도 떨어진다”며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선택해서 먹도록 하는 것”라고 말했다. 
 
한편 2012년 식약청 발표에 따르면 나트륨 일일섭취량을 3,000mg으로 낮출 경우 사회적 편익은 13조원(의료비용 절감 등 3조원,사망 감소에 따른 편익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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