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노태영기자] ‘텐 포켓'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텐 포텟은 10개의 주머리라는 뜻으로 부모와 친조부모, 외조부모까지 6명, 여기에 자녀가 없는 이모.삼촌들까지 가세해 한 명의 자녀를 위해 소비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관련 시장은 위축으로 어이질 것 같지만 아니러니하게 키즈산업은 어느 때보다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 명의 자녀를 공주나 왕자처럼 키우는 '골드키즈' 현상과 주변의 지인들까지 가세한 텐 포텟 현상으로 분석되는데요.
식품업계에도 키즈 시장을 노린 마케팅이 한창입니다.
TV에서 분유 광고는 사라졌지만 영유아 식품 광고는 보셨을 겁니다. 최근 자주 보이는 광고는 아이돌 그룹 '스테이씨'의 'poppy'를 개사해 '푸디버디~용'이라는 가사가 반복돼 나오는 하림의 '푸디버디' 광고인데요.
하림은 지난해 11월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했는데요. 엄마.아빠 직원이 직접 연구개발하고 100% 국내산 유기농 쌀과 한우, 국내산 생계육.생돈육 등 고품질 원료를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자녀에게 더 좋은 것을 주고자 하는 소비가 증가하며 친환경.유기농 식재료로 구성한 영유아 식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죠.
국내 친환경.유기농 식품 전문 브랜드 초록마을도 고급 영유아식 브랜드 '초록베베'를 론칭하고, 성장 전 주기에 걸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23년 10월 초록베베 영유아식품 구매 고객은 제품 론칭 전인 6월 대비 30%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유아 식품 월 매출은 35% 증가했습니다.
유아식 브랜드 강자인 매일유업은 최근 '맘마밀'에 이은 유아식 브랜드 '리케(Lykke)' 상표를 출원하고 론칭 준비에 나섰습니다. 매일유업 새 브랜드 역시 '프리미엄'에 집중할 계획이다.
영유아용 건강기능식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데요. 코로나10 확산 이후 면역력 증진과 자녀의 영양 밸런스에 관심을 가지는 부모들이 증가하며 영유아 건강기능식품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이죠. 이는 전세계적인 소비 트렌드인데요.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전세계 영유아용 건강기능식품 시장규모는 672억 3300만 달러로 2018년 이후 연평균 9.2%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국내도 같은 해 3293억으로 2019년 2854억원에서 연평균 3.6% 증가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자녀를 둔 국내 소비자가 가장 염려하는 건강 관련 문제는 '전반적인 면역력 증진'이 22.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들 중 39.4%는 자녀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면서 갈림길에 선 영유아식 사업. 프리미엄을 앞세운 유아식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지, 사치스러운 소비에 머무를 것인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