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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없는 홍삼 기준' 가짜홍삼 사태 또 부른다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용 한약재 의약품용 비해 관리체계 허술
홍삼 고유 지표성분 Rg3 구체적 함량 기준 없이 전체총량 관리
개별인정형→고시형 전환시 안전성 담보 평가.검사 절차 없어

[푸드투데이 = 황인선 기자]  보건당국의 한약재에 대한 이중 잣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는 홍삼과 백수오 등 식품용 한약재가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정부차원의 보다 강도 높은 관리.감독을 촉구하고 나섰다.


협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홍삼의 기능성분에 대해 ‘진세노사이드 Rg1, Rb1 및 Rg3를 합해 2.5~34 mg/g 함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홍삼의 고유의 지표성분인 Rg3에 대한 구체적인 함량 기준이 없고 전체 총량으로 관리하고 있어 또 다시 가짜 홍삼 사건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정부의 관리체계가 미흡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합동으로 저가의 중국산 인삼 농축액에 물엿 등을 섞어 가짜 홍삼 농축액을 판매하고 이로 만든 홍삼 제품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면세점.대기업.제약회사 등에 유통.판매한 업자들을 적발한 바 있다. 이들은 최근 3년 동안 약 150톤의 중국산 인삼농축액을 수입했고 42억원 상당의 제품을 판매했다.


협회는 또 최근 식약처가 홍삼의 건강기능식품 원료 기능성에 '갱년기 여성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과 관련해 "홍삼이 갱년기 여성의 증상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어떠한 의학적 근거자료도 없는 상황에서 식약처가 이를 인정한 것은 2015년 백수오 사태 이후에도 건강기능식품의 효과 인정에 관한 제도가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의약품용 규격 한약재'와 '건강기능식품용 한약재'의 유통과 관리체계는 차이가 있다. 


전국의 모든 한의원과 한의병원에서 처방하고 있는 ‘의약품용 규격 한약재’의 경우 약사법과 한약재 안전 및 품질관리 규정, 의약품등 안전에 관한 규칙 등에 의거해 한약재 품목별로 품질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제조소마다 약사 또는 한약사를 반드시 배치해 관리하고 있다.


또한 '의약품용 규격 한약재'는 원료 입고 시와 완제품으로 출고 시 2회에 걸쳐 적합성 유무를 검사하고  '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제도'가 전면 의무화 되면서 의약품으로서의 품질검증이 한층 강화된 바 있다.



반면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과 시행규칙에 의거해 품질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제조관리자로 품질관리인을 둬야 한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은 입출고 시 2회의 검사를 시행하는 의약품용 규격 한약재와는 달리 자가품질검사만을 실시했으나 지난 2015년 4월 가짜 백수오 사태 이후 '원재료의 검사 확인 의무'조항을 신설해 일부 건강기능식품에 한해 오는 2월부터 적용에 들어간다.


아울러 GMP제도가 의무화 돼있는 의약품용 규격 한약재와는 달리 가짜 백수오 사태 이후 '우수건강식품제조기준 의무화’를 도입해 2018년 12월부터 3단계에 걸쳐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현행 건강기능식품 원료 관리시스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행 건강기능식품 원료 관리시스템에는 '건강기능식품에 등재되지 않은 원료로 식약처장이 개별적으로 인정한 원료인 개별인정형 기능성원료가 '인정받은 일로부터 6년경과, 품목제조신고 50건 이상'이면 '고시형 기능성원료'로 전환이 가능하다.


문제는 개별인정형 기능성원료로 인정받은 후 일정기간만 지나면 '고시형 기능성원료'로 전환이 되는데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데 있다. 이에 제품의 기능성과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평가와 검사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에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협회는 "현행 건강기능식품 원료 관리시스템에서는 세부기준 없이 개별인정형 기능성원료가 고시형 기능성원료로 일괄적으로 전화되기가 용이하다"면서 "홍삼의 경우도 갱년기 여성의 건강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식약처가 이를 용인해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189종의 식약공용품목이 있으나 똑같이 ‘감초’라는 명칭을 사용하더라도 의약품용 규격 한약재와 식품용(농산물)은 품질관리 체계가 엄연히 다르다"며 "전국의 모든 한의원과 한의병원에서는 식약처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관리, 유통되고 있는 품질 안전성이 검증된 의약품용 규격 한약재만을 처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또 "상대적으로 느슨한 현행 건강기능식품의 유통 및 관리시스템이 지난 2015년 백수오 사태, 최근 일부 홍삼제품의 함량미달과 부적절한 원료사용, 유통기한 경과라는 불상사를 일으킨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식약공용품목 축소와 재분류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물의를 일으킨 해당업체를 일벌백계 해 똑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엄격한 관리 기준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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