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이 커피 가격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김상헌 동서그룹 회장이 보유주식을 팔아 64억원을 현금화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회장은 14일부터 29일까지 보유 주식 38만6614주를 장내에서 처분했다.
김 회장은 무상증자로 늘린 지분의 일부를 팔아 현금화했다. 지난해 무상증자로 김 회장이 늘린 물량은 934만여주로, 이중 일부인 38만주를 팔아 64억원을 손에 쥐었다.
김 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유통주식을 늘리고 무상증자로 받은 물량을 매각함으로 3세들이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포석을 마련, 동시에 매매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지난 3월 김상헌 동서그룹 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한 이유가 개인별 연봉공개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
동서는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배당금 총액은 546억원으로 코스닥에 상장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로써 김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김상헌 회장은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각각 125억9604만원, 109억9194만원에 달한다. 두 사람은 무상증자로 주식이 늘어나 각각 51억원, 44억원을 더 챙겼다.
이러한 배당금 잔치에도 불구하고 8월부터 커피 출고 가격을 평균 4.9% 인상한다고 발표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맥심 오리지날 170g 리필 제품은 5420원에서 5680원으로 4.8%,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1.2kg 제품은 1만780원에서 1만1310원으로 4.9% 오른다. 맥심 카누 48g 제품은 6920원에서 7260원으로 변동된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은 “국제 아라비카 원두는 지난해 9월 1파운드 당 118.4센트에서 올해 6월에는 174.1센트로 47% 상승한 가격”이라며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가뭄 여파로 공급량이 대폭 축소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국 뉴욕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커피 원두 시세의 주요 기준인 아라비카 원두의 파운드 당 가격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재료 구입 부담도 줄어든 상황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도 자료를 통해 아라비카 생두 1㎏의 올해 상반기 평균가격은 4179원으로 작년 상반기 3280원보다 올랐지만 2012년보다는 10.4% 하락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동서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1조5598억원으로 전년보다 3.9% 증가, 영업이익은 1791억원으로 26.4%나 뛰었다.
영업이익률은 11.5%로 전년보다 1.7% 상승했다. 국내 10대 식품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6%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2배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