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어린이 먹거리 부실 감독 '도마위'

  • 등록 2014.10.07 19: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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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 분유.초유 분유 안전성.무기비소 아기과자.급식 등 문제 제기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는 식약처의 부실한 식품 안전관리 감독을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어린이 먹거리에 안전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서울 도봉갑)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파스퇴르 등 상위 4개업체의 분유제품을 비교 분석한 결과, 6개월 이하의 영아가 먹는 분유 27개 모든 제품에서 1일 나트륨 충분 섭취량(120mg)을 107%~183% 모두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관련 지침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인 영양섭취기준(KDRIs)에 따르면 0~5개월 영아의 나트륨 충분 섭취기준은 120mg/일, 6~11개월 영아는 340mg/일, 1~2세의 유아는 700mg/일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0~6개월 영아 대상으로 판매되는 4개 제조회사 분유 성분을 분석한 결과 27개 모든 제품에서 1일 나트륨 충분섭취량(120mg)을 초과했다. 제조사의 제조방법에 따라 일일 나트륨 섭취량을 계산해 본 결과 남양유업 128mg~200mg, 매일유업 108.8mg~210mg, 일동후디스 116.5mg~195mg, 파스퇴르 128mg~210mg로 나왔다. 이는 1일 나트륨 충분섭취량 107%~183% 초과한 것이다.


인재근 의원은 "많은 전문가들은 만 4세까지를 평생의 입맛을 형성하는 시기로 본다. 영아때 먹는 분유에서 부터 짠맛에 길들여진다면 식습관을 개선하기 힘들 것"이라며 "분유도 나트륨 함량에 대한 정확한 지침을 만들어 국민 나트륨 저감화에 노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정승 식약처장은 "현재 기준은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와 같은 기준으로 설정한 것인데 우리나라 식습관이 전반적으로 나트륨 섭취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관련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김성주 의원은 송아지 분만 후 3~4일 동안 분비되는 유즙인 초유를 주성분으로 하는 초유분유에 대한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웰빙 바람을 타고 대표적인 영유아 식품인 분유에도 초유함유 제품이 영양과 기능성이 강조되면서 널리 판매되고 있다. 남양유업, 일동후디스, 롯데푸드 등 국내 3개 분유업체에서 총 19종의 초유분유가 생산판매되고 있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77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초유 및 일반분유 생산량 및 매출액 현황자료를 바탕으로 1kg당 평균 가격을 비교해보면, 일반분유는 1만8206원이지만 초유분유는 3만4067원 2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난다. 남양유업의 경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초유분유가 18%나 되며 롯데푸드는 61% 매출이 초유분유에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적게 만들었지만 더 비싸게 팔아 더 많은 이윤을 남기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초유성분이 과연 안전하고 영양 면에서 유용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도 초유의 안전성․유용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소화흡수 기능이 미성숙한 영유아에 대해서는 사전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질 좋은 초유원료의 수집을 위해서는 먼저 초유 수집과정에 대한 안전관리규정조차 없는 실정이다. 송아지 분만 후 어미소의 질병 감염 방지를 위해 항생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수집되는 초유에 항생제가 포함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초유수집 관리규정조차 없는 상황에서 초유에 항생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할 방법은 현재 없다.


김성주 의원은 “안전성과 유용성이 검증되지 않은 초유성분이 독감 등 면역력을 강화하고 영양이 풍부하다며 홍보하고 판매하는 것은 영유아 안전을 위해 재고해야 한다"며 "초유에 대한 논란이 있음에도 그동안 식약처가 손을 놓고 방관하고 있었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화․흡수 기능이 약한 영유아의 장기간 섭취 시 알레르기 유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초유의 안전성․유용성에 대한 검증이 있기 전에는 영유아 주의표시 의무화, 모유 초유를 대체한다는 광고를 금지하는 등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토록 식약처가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지적에 정승 처장은 "초유의 안전성을 평가한 적 없다"고 시인하면서도 "올해 두 차례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한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고 답했다.


영양소나 효과가 확인이 안된 '영유아.임신부 영양식품'에 대한 식약처의 미흡한 대책 마련도 도마위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은 아기엄마, 임신부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오프라인 쇼핑몰, 산후조리원 등에서 판매되는 영·유아, 임산·수유부용 식품을 조사한 결과, 성분이나 효과가 전혀 검증되지 않은 일부 제품들이 마치 영·유아에 유용한 영양소가 포함되거나 모유 수유를 촉진하는 효능이 있는 것처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곡류와 야채를 섞어 만든 영유아 이유식 A제품은 “어떠한 첨가물도 없이 자연 그대로의 건강을 담았다” “철분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됐다”는 광고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했다. 또한 모유촉진차로 산후조리원 등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B제품은 “산모의 심신을 안정시켜주며, 호르몬 균형과 소화기능 및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해주고 젖뭉침으로 인한 울혈을 풀어주며, 젖샘의 유선을 자극하여 모유생성에 도움을 주는 차”라고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제품에 철분과 비타민 함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별도 표기가 없을 뿐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에 대한 검증도 받지 않은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는 영·유아, 병약자, 노약자, 비만자, 임산·수유부 등 특별한 영양관리가 필요한 특정대상을 위한 식품으로 '특수용도식품'이라는 유형을 규정하고 있다. 특수용도식품은 식품과 영양소를 배합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조.가공되며 단백질, 비타민, 엽산 등 필요한 영양소와 나트륨, 색소 등 자제해야할 성분의 기준치를 준수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A식품은 즉석조리식품, B식품은 액상차로 허가받아 식약처가 정한 규격의 영양소 기준을 준수해 만든 제품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최 의원은 "식약처는 업계의 자율적인 신고나 허위·과대광고 모니터링 활동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온·오프라인 등 유통경로가 다양하고 최근에는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으로 공급돼 판매되고 있는 제품도 있어 식약처의 적극적인 단속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새누리당 박윤옥 의원은 "급식 안전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우리 아이가 무엇을 먹는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이런 사회 요구에 부응해 체계적인 어린이 급식 관리가 필요하고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어린이 수입산 과자에 대한 발암 물질 안전성 논란도 일었다.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은 아기들이 먹는 과자에서 발암 물질인 무기비소가 다량 검출됐으나 식약처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무기비소가 몸 안으로 들어가면 피부암을 일으키고 지난 2012년 미국 쌀에서 검출돼 20일 가량 수입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며 "문제가 된 과자들이 (비소 함량이 높은) 해조류 기준에 비해 낮은 수준이더라도 아기들 입에 들어가는 것을 같이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중에 유통된 아기용 과자를 수거하거나 수입금지 조치 등을 내려야 하는데 식약처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승 식약청장은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하는 것은 동의한다"면서도 "현재 과자류 무기비소 기준은 중국을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 식품을 통한 영유아의 중금속 노출을 종합 평가해 과자류 기준 설정 여부를 함께 의논하겠다"고 덧붙였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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