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4차 투자활성화 대책 중 신의료기기 조기시장진입에 대해 복지부 산하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국민의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신의료기기 중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실시하는 신의료기술평가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부족해 통과되지 못한 경우가 3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한국보건의료연구원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의료기기 조기시장진입 정책에 대해 심사평가원은 “업계의 불만을 감소시킬 수 있으나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평가가 완화되는 측면이 있음”이라고 입장을 밝혔고 보건의료연구원은 “의료산업 발전 측면에서는 긍정, 다만 의료의 경우 공익적 성격이 강하여 철저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신의료기기 조기출시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주된 내용은 현재는 식약처의 품목허가에 10~80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수행하는)신의료기술평가에 360일, 그리고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험급여 결정에 150일 등 약 1년 8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신의료기술평가를 생략하고 바로 비급여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의료기기업체 입장에서는 판매 시점을 1년을 앞당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국민입장에서는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않을 경우 안전에 문제가 있고 비용부담의 문제가 있다.
한국보건의료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2011~2013년) 동안 총 29건의 신의료기기가 신의료기술평가 신청을 했는데 이 중에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경우는 45%인 13건에 불과하고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에서 검증이 안 된 의료기기가 35%인 10건에 달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이는 환자치료에 있어서 안전성이 확보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의료기기를 국민이 전액부담하는 비급여로 1년 빨리 사용토록 하면 그 부담은 전부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