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이 열린 행정을 펴고 있어 식품업계로 부터 많은 박수를 받고 있다. 식약청은 지난 8월 건강기능식품 발전협의체를 구성한데 이어 일반식품에 대한 발전협의체도 만들어 업계 의견 수렴에 나섰다. 물론 그동안에도 식약청이 업계와 대화를 안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때는 사고가 터지거나 특정사안이 발생했을 때 의견을 듣는 수준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번 협의체 발족은 그동안 소원했던 민관의 관계를 한층 가깝게 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크게 환영할 일이다. 아무쪼록 이들 협의체가 식품안전과 업계의 발전을 도모하는 자리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학교급식식자재 입찰에 참여하면서 담합을 통해 가격을 높인 울산지역 업자들이 무더기 적발됐다. 이들 업자들은 현지 150여개 초중고가 실시한 학교급식업체 선정 공개입찰에 앞서 자체 회의를 갖고 업체별로 낙찰받을 학교수나 낙찰가격등을 사전에 공모하는 방식으로 담합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가뜩이나 학교급식 식자재업을 완전 입찰제로 돌려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같은 일이 벌어져 식자재업체 스스로가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 이렇게 되면 입찰제의 무용론이 다시 나올테고 그나마 자리를 잡아가던 식자재 입찰방식은 원점으로 돌아갈게 뻔하다. 일부 지자체가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방식을 입찰제로 돌린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싸면서도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식자재업계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그런데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업체들이 입찰전 담합을 했다는 사실은 업체 스스로가 다시 수의계약의 부담을 안겠다는 소리나 진배없다.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방식이 무엇이 옳은지 식자재업체들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가공식품이 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환경정의가 시중에서 판매중인 햄, 소시지에 아질산염을 아직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한데 이어 아이들 건강을 위한 국민연대는 가공식품이 저소득층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시민단체들이 이처럼 가공식품의 위해성을 발표할 때마다 식품업체들은 비상이 걸린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의 이같은 고발은 사실을 침소봉대하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예를들어 환경정의가 발표한 내용중에서도 법적기준과 관계없이 아질산염이 검출된 사실만을 말한 것은 분명한 오보다. 또한 전에 시민단체들이 GMO식품의 문제점을 얘기하면서 자연적인 혼입율을 배제한채 나온 사실만을 가지고 심각한 위험이 있는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분명 사실을 과장한 것이다. 물론 시민단체들의 주장에는 긍정적인 부분이 사실 더 많다. 그렇다해도 법적기준도 무시한채 무조건 나쁘다는 식의 발표는 지양해야 한다. 우리의 법적기준이 외국에 비해서도 낮지 않다는 점을 시민단체들도 알아줬으면 한다.
장류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2005년만 하더라도 수출증가율이 최고 40%까지 늘어났으나 이젠 옛말이 됐기 때문이다. 올들어 10월까지 장류 수출량은 줄고 금액은 약간 늘었다. 하지만 환율을 따지거나 가격 상승등을 고려하면 수출된 장류의 부가가치가 올랐다기 보다 그외적인 면이 크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한류바람이 수그러들면서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도 저하됐기 때문이라 해석한다. 특히 장류는 쉽게 말해 소스류로 음식과 깊은 연관이 있다. 우리가 외국나가서 그나라 음식을 잘 못먹는것도 그쪽 소스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류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우리 음식의 세계화가 절실하다. 아니 이것이 어렵다면 그쪽 입맛에 맞는 소스 개발이 시급하다. 장류 수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이상 현지 동포에 의존하는 장사로는 안되기 때문이다.
건강기능식품업계가 민-관-산-학이 뭉쳐 포럼을 만든다고 한다. 그동안 건강식품산업은 많은 발전을 이루긴 했지만 법적인 문제나 업체들의 영세화로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이제 포럼을 만들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만든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항상 그래 왔듯이 포럼을 만든다해도 주도층이 너무 자신들의 의견만 몰고 나간다면 쫓아가는 후발주자들은 힘들기 마련이다. 처음 건강기능식품법을 만들때도 그랬다. 법을 만드는데 까지는 좋았으나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법 제정으로 많은 업체들이 시행착오에 시달려야 했다. 물론 포럼이 정치적이거나 법을 좌우하는 단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이같은 우려를 기억해 건강식품업계 모두가 인정하는 모임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영세업체라고 하여 무시되는 상황은 지금에서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의 PL늘리기가 종국에는 식품업계등 제조업체의 이전투구로 발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PL상품이 늘어나면 유통업체는 전혀 손해를 안보고 제조업체들만 머리 터지게 싸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PL늘리기가 제조업체에게 좋냐, 나쁘냐는 재론의 여지가 있다. 어느 업체는 PL로 하청화가 된다고 우려하지만 어느 업체는 잘팔리지도 않는 제품을 팔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매우 흡족하다는 평가도 내린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의 PL늘리기는 결국 제조업체들끼리 끝장내기로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 제조업체가 자기 브랜드없이 장사하게 되면 결국 하청업체가 되는 것이고 아무리 판매처가 없는 상품을 PL로 납품한다 해도 유통업계가 NB상품을 줄이라든지 또다른 요구를 해올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팔리지 않는 제품을 PL로라도 납품했다고 좋아할 게 아니다. 당장 회사에 이익이 된다하여 두고두고 후회하는 일을 더이상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등 말만하면 알 수 있는 대형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생선초밥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물론 이들 유통점에서 판매하는 즉석요리나 초밥류 등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된 것이 어제 오늘일은 아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식중독균이 검출된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식약청이나 지자체들은 지난해 대규모 식중독 파동이후 계절을 막론하고 식중독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을 해왔다. 그럼에도 일반 국민들이 자주 사먹는 음식, 그것도 국내 유수 백화점에서 파는 음식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다는 사실은 그냥 넘어갈일은 아닐 듯 싶다. 관할 당국에서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더이상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치 않도록 백화점에 요구하고 백화점도 이름에 걸맞는 위생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마트가 PL제품을 늘리겠다고 공식 발표한지 몇일후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식품공업협회가 단체로 수련회를 다녀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식품공업협회는 지난달 19일 민원실 근무 직원들을 제외한 전직원이 추계 수련회를 다녀왔다. 이마트가 가격 파괴선언(10월16일)을 한지 불과 3일후다. 일보다 단풍놀이가 우선인 셈이됐다. 식공에서는 이미 정해져 있던 일정이라 어쩔수 없었다며 해명하고 있지만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린 마당에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담당직원까지 모두 야유회를 떠난 건 너무 한 처사가 아니냐는 것이 업체들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져 시급한데 식공은 너무 태평하다”며 “회비가 아깝다는 불평이 괜히 나오는 소리는 아닌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최근 교통운동본부와 손잡고 ‘음주운전 예방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국내 주류업계 처음으로 음주운전에 관심을 가진 것이다. 물론 주류업체가 음주운전 운운하는 것은 언어도단일수 있다. 아니면 상술로 오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1년간 준비를 거쳐 세세한 사항까지 신경을 쓴것을 보면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을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근데 여기서 하나 아쉬운 것은 국내 업체는 뭐하고 외국 업체가 선수를 쳤냐는 것이다. 이제 국내업체들도 판매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음주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회 계도에 적극 앞장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PL상품 늘리기로 가격 혁명을 일으키겠다던 이마트가 이번엔 한달동안 폭탄세일을 하기로해 식품업체들이 좌불안석이다. PL상품을 제일 잘보이는 매대에 설치해 그렇지 않아도 심기가 불편한데 세일까지 감행해 식품업체들은 할말을 잃은 표정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통업계의 횡포에 그냥 당할 수만은 없다. 물론 이마트의 PL상품 늘리기와 폭탄세일은 소비자에게는 싼값에 물건을 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그러나 이것이 가중되면 식품업체들은 유통업체의 하청업체화는 물론이고 이해타산이 안맞아 연쇄도산도 불가피하게 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식품업체들의 입장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 그리고 어느때보다 식품업체들이 힘을 합쳐 난관을 뚫고 나가야 한다. 그동안 식품업체는 중요한 일이 터지면 처음에는 큰소리치다가 시간이 지나면 뒤로 빠지는 비겁한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왔다. 이번 만큼은 이런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신의 회사를 지키고 업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식품업계도 ‘뚝심’이 있음을 이제는 보여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