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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계 '브랜드 홍수' - 영업부진땐 신규진출

실직자 양산으로 창업시장이 포화상태인 가운데 프랜차이즈 업계가 '브랜드 홍수' 사태를 맞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특성상 하나의 브랜드로 가맹점 개설이 한계에 이르면 또 다른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일부 업체는 소유한 브랜드가 5∼6개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이 틈을 타 창업박람회만 돌아다니며 가맹비만 챙기고 자취를 감추는 이른바 '떴다방'형 업체들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며 예비창업자들에게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쏟아지는 브랜드 = 대부분의 업체는 하나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면서 쌓은 전문시스템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규 브랜드를 선보인다.

1996년 '별난매운탕'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퍼시픽 씨 푸드'는 '별난버섯집' '다슬기마을' '고향재첩국'에 이어 지난해 '굴따는 마을'을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해초 비빔밥 전문점 '해초의 꿈'을 런칭했다.

91년 설립된 덕장물산은 '황태마을'에 이어 '술술술닷컴'(선술집) '미스터초밥왕' '쁘띠빌'(커피.맥주복합점) '스위트번스'(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등 5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갖고 있다.

'헤세드'도 퓨전치킨 전문점 'BHC'를 발판으로 에스프레소 커피 전문점 '후에버'에 이어 여성 맥주전문점 '큐즈(Q'z)'를 선보였다.

다른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이같은 흐름에 따라 신규 브랜드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왜 신규 브랜드인가 = 프랜차이즈 업체는 상당수가 가맹점에 식자재 등을 납품하면서 제품의 질을 관리하는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이는 가맹 본점의 안정적인 수입으로 이어져 가맹점 개설의 한계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가맹비와 가맹점 개설에 따른 인테리어비가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예컨대 음식점의 경우 가맹점 1개를 오픈할 때 대체로 가맹비와 인테리어비 등으로 본사가 5천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통설이다.

그러나 가맹점이 일정 수준에 이르러 신규 점포를 개설하는 데 한계에 부닥치면 가맹 본사의 가맹점 관리와 운영비는 늘어나지만 신규 수입이 발생하지 않아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게다가 유행을 따라 너도나도 같은 업종의 브랜드를 선보이는 등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때 새 수입원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들고 창업자 모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반대로 기존 브랜드의 가맹점 개설이 지지부진할 때도 이를 '폐지'하고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기도 한다.

◇ 가맹비만 챙기는 '떴다방' = 최근 전국 창업박람회만 돌아다니며 가맹점을 모집하는 '떴다방'형 본사들이 등장해 소자본 창업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또 일부 본사는 경영이 어렵게 되면 가맹점에 대한 물품 공급 등 지원을 갑자기 중단하고 문을 닫고 사라지거나 사장이 구속되는 사건도 잦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비만 챙기고 부도내거나 실패하면 가맹점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라도 업계가 철저히 지키고 관계당국이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문 뉴비즈니스연구소장(계명대 교수)은 "프랜차이즈 시장의 포화상태로 가맹본사의 부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창업 전에 본사의 재무상태, 최고경영자(CEO)의 과거 이력, 수익성 등을 꼼꼼히 따지는 것만이 소자본 창업자들이 만약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