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 시리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동서식품이 내년에 중국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이 내년 초 중국에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설비 등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서식품은 ㈜동서(회장 이광복)와 미국의 크래프트푸즈(최고경영자 아일린 로젠펠드)가 각각 50%씩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크래프트의 자회사 몬델레즈가 이미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커피믹스 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동서식품의 중국 진출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했었다.
그러나 몬델레즈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중국 커피믹스 시장에서 경쟁사인 네슬레에 크게 뒤져 고전하고 있어, 크래프트푸즈 본사가 동서식품의 중국 진출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중국 커피믹스 시장은 네슬레가 80%를 장악하고 있다. 반면, 크래프트의 시장 점유율은 10%에 불과하다.
또 동서식품은 최근 극심한 매출 정체를 겪고 있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조5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2%를 밑도는 수준으로 2004년 이후 9년만에 매출이 감소했다.
동서식품 측은 “중국 진출을 검토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지만 남양유업, 롯데네슬레 등 경쟁사의 마케팅 공세로 성장 동력을 잃은 매출 돌파구를 해외시장에서 찾겠다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0년 카제인나트륨, 인산염 등 커피 첨가물 논쟁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도 동서 맥심 커피믹스의 시장 점유율은 변함이 없었지만 경쟁사들의 마케팅 공세와 대장균 시리얼 논란에 점유율 1위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조530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는 전년 대비 2%를 밑도는 수준으로 2004년 이후 9년만에 매출이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 부진에다 후발업체 공세까지 맞물린 동서식품의 해외 진출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동서가 오랜기간 검토해온 중국시장 진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