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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현 부부행복클리닉> 부부행복 생활백서 - 배우자의 단점을 인정하자

부부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 미국의 가트만 박사에 의하면 ‘부부문제의 70%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한다. 그럼 어떻게 같이 살 수 있냐고? 포기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포기’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이는 곧 ‘수용’과 동일한 의미다. 즉, 배우자의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라는 뜻이다. 


부부가 싸우는 이유는 ‘나와 다르기 때문’이다. 내 생각과 다르고 내 행동과 다르다는 것에서 부딪힐 수밖에 없다. 한 뱃속에서, 같은 시간에 나온, 똑같이 생긴 쌍둥이도 성격이나 행동이 전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런데 부부는 수 십 년간을 전혀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물론 연애 기간 동안 서로의 생각이나 습관을 파악했다고는 하지만 결혼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다.


결혼이란 연애할 때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같이 있게 되고 더 이상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결혼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신혼 초에 부부싸움이 많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자신과 너무나 다른 모습을 참지 못해 배우자에게 고쳐주기를 원하고, 만약 고쳐지지 않으면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신혼 초에 가장 많이 싸우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술’이다. 아무리 술을 좋아하는 남자라고 하더라도 연애 시절에는 어느 정도 조절해가며 마시게 된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편하게 술자리를 즐긴다. 또한 연애 시절에는 같이 술자리를 즐기고 그 뒤처리는 여자 몫이 아니었지만 결혼 후에는 온전히 뒤처리까지 여자 몫이 된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아내들이 매일 아침 남편들에게 ‘술 좀 그만 마시라’는 말을 반복하게 되고, 새벽까지 달리는 남편들을 멈추게 하기 위해 잔소리를 한다. 하지만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 바로 술버릇이다.


이밖에도 연애시절 공약(?)을 지키지 않는다 등 부부가 싸우는 일은 수없이 많다. ‘화장실 불은 왜 안 끄느냐, 변기 의자 좀 올리고 볼일 봐라, 치약을 바르게 짜라, 청소 좀 도와줘라, TV만 보지 말고 산책 나가자’ 등 하나부터 열까지 다투려고 하면 끝이 없다.  


물론 반드시 고쳐야 할 것은 평생이 걸리더라도 고쳐야 한다. 폭력, 알콜, 도박, 외도습관은 부부관계 유지를 위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치명적인 습관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포용하고 이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내가 남편의 습관 중에 불만이 있는 것처럼, 남편도 아내의 모든 면을 만족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어느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 기준의 완벽이 배우자의 기준에도 완벽이라는 보장도 없다.


50대 초반의 대기업 부장 A씨가 필자를 찾아와 상담을 청했다.


그는 아내 B씨가 평소에 늦잠이 많아 아침식사를 먹는 일이 손에 꼽을 정도라는 말부터 시작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이유를 알게 되었다. 아내 B씨는 결혼 전부터 새벽 2~3시경에 잠을 이루는 수면 습관이 있었는데 남편은 반대로 아침형 인간이었다. 서로의 활동 시간대가 너무도 다른 것이다.


남편에게 제시한 솔루션은 ‘아침에 잠을 자는 아내를 측은히 생각하고 잘 자라며 맛사지를 해주세요’라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남편은 갸우뚱했으나 필자의 조언대로 실천한 결과, 한달 후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남편의 마사지에 아내가 감동하여 수면 습관을 바꾸었고, 지금은 마사지 가족이 되어 아내가 남편을, 딸이 아버지를 마사지해주다 보니 화목한 가정이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상대의 습관에 불만을 갖기 이전에 서로 다른 생활 방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