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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현 부부행복클리닉>애인처럼 사는 법...여자의 수다는 남자의 술과 같다

남편들이 아내와 잘 대화하지 않는 이유는 ‘한 번 이야기를 시작하면 멈추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무려 3배 이상의 이야기를 해야만 만족할 수 있으니 남편 입장에서 보면 아내가 정말 쉬지 않고 말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일부 남편들은 아내의 모든 말을 ‘수다’라 칭하며 쓸데없는 시간 낭비라고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에게 수다는 남성의 술과 같다는 걸 알아야 한다. 남성은 인간관계의 밀착도를 높이기 위한 최고의 수단으로 ‘술’을 선택한다. 실제로 남성 사회에서의 일 대부분이 술자리에서 결정될 만큼 남성에게 술 문화는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여성의 인간관계는 어떻게 형성될까? 바로 ‘말’이다. 여성이 대화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상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다.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게 주목적인 남성과 달리, 여성은 내 기분을 상대방과 함께 나누고 공감을 얻기 위해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즉, 대화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여성들에게 수다 금지령을 내린다면 많은 우울증 환자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여자가 말이 많다며 인신공격하는 남자는 더 이상 신사가 아니다.

대화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쩌면 여성에게 즐거운 일이 없다는 것과도 같은 의미다. 직업이 있거나 취미생활, 사회봉사 등 주변 사람들과 교류가 많은 여성의 경우는 그나마 낫다. 일과 중에 대화를 많이 나누었기 때문에 ‘말’에 대한 욕구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 그러나 전업주부의 경우 적절하게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다 보니 남편이 돌아오면 많은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심한 경우에는 방에서 욕실로 남편을 졸졸 따라다니며 이야기를 시도하는 아내도 있다.

물론 이를 알기 때문에 처음에는 남편도 ‘응, 그래’라고 간단히 대답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멈추지 않는 아내의 말에 지치게 되고 결국은 아내의 목소리마저도 짜증이 난다. 그래서 소파에 누워 아내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TV 화면에 시선이 고정될 때쯤 아내는 “그런데 내 얘기 듣고 있는 거야?”라고 소리치며 ‘나에게 관심이 없다’며 화를 내고 갈등이 시작된다.

그나마 침묵하는 남편은 나은 편에 속한다. 어떤 남편들은 아내가 한창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래서 결론이 뭔데?”라고 말을 끊는다. 길어지는 대화에 남편은 점점 지루해진 것이다. 하지만 여성은 용건만 간단히 말하기보다는 최근에 재미있고 슬픈 일 등 새로운 정보를 말하면서 상대방이 공감해주기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심정을 세세하게 설명할 수밖에 없다. 더 잘 나누기 위해 여성은 대화를 시도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남성의 뇌는 이미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남성들은 부부싸움에서도 ‘흑백을 가리자, 이래야 돼!’라고 단언하려고 한다.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하면 공격적인 성향이 표출되는데, 시상하부는 남성호르몬의 양에 따라 쉽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남성은 싸움을 하면 ‘승리냐 패배냐, 누가 센지 우열을 가리자’는 태도를 보인다.

반대로 여성은 감정적으로 흥분하게 되면 언어중추가 자극받는다. 게다가 좌우의 뇌를 모두 쓸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그때도 이렇게 이야기 했잖아”라고 예전 이야기를 꺼내서 말을 탁구공 치듯 퍼붓는다. 남성은 상대의 모순을 발견해서 아내의 항복을 받아내려 하지만 영리한 여성은 여러 정보를 끌어내면서 저항한다. 싸움이 여기까지 오면 이미 아무도 못 말릴 정도로 격해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남성의 경우 논리로써 주장해도 여성의 감정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결코 이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가 ‘항복’이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감정을 누르고 다정하게 들어주는 편이 현명하다. 반대로 여성의 경우는 남성들이 아내가 반항하는 자세를 취하면 어떻게든 이기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반항과 말하기를 자제하고 “미안해”라며 남성의 체면을 세워주자. 그러면 남성도 “아니야, 내가 잘못했어”라며 싸움은 간단히 끝난다. 이것이 바로 현명한 부부의 대화 요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