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의 둘째아들로서 고려 말 우왕 3년(1377년)에 아버지 이성계를 따라 지리산에서 왜구를 토벌하는 등 장수로서의 기개가 컸다. 조선 개국 후 영안군에 봉해지고 태조 7년(1398년) 제1차 왕자의 난을 계기로 해 아우 방원을 세제로 책봉했고 같은 해 11월 선위했다. 그 뒤 상왕으로 인덕궁에 거주하면서 격구, 사냥, 연회를 즐기며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다가 63세의 나이로 일기를 마쳤다.
조선왕조실록 엿보기
경연에서 조박에게 임금이 격구하는 것이 건강상 이유임을 말하다
경연에 나아가 강관에게 이르기를 “과인이 병이 있어 수족이 저리고 아프니, 때때로 격구를 하여 몸을 움직여서 기운을 통하게 하려고 한다." 하니, 지경연사 조박이 말하기를 ”기운을 통하게 하는 놀이라면 그만두시라 할 수 없습니다. 청하건대, 환시나 간사한 소인의 무리와는 함께 하지 마소서.“ 하니 임금이 그렇게 여겼다.
대사헌 조박에게 격구하는 까닭을 말하다
대사헌에게 격구하는 까닭을 말하였는데 임금이 조박에게 이르기를 “과인은 본래 병이 있어서, 잠저때부터 밤이면 마음속으로 번민하여 자지 못하고, 새벽에야 잠이 들어 항상 늦게 일어 났다. 그래서 여러 숙부와 형제들이 게으르다고 하였다. 즉위한 이래로 경계하고 삼가는 마음을 품어서 병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였는데, 근일에 다시 병이 생겨서 마음과 기운이 어둡고 나른하며, 피부가 날로 여위어진다. 또 내가 무관의 집에서 자랐기 때문에 산을 타고 물가에서 자며 말을 달리는 것이 습관이 되었으므로, 오래 들어앉아서 나가지 않으면 반드시 병이 생길 것이다. 그러므로 잠정적으로 격구 놀이를 하여 기운과 몸을 기르는 것이다.” 하니, 조박이 그저 ‘예. 예’만 하였다.
내의원 진단
정종의 재위 기간은 매우 짧았다. 왕자의 난을 일으켜 친형제를 죽일 만큼 왕위에 집착하던 동생에게 일찌감치 왕위를 물려준 것이다. 소심한 정종은 왕위에 오르기 전에도 번민으로 잠을 설쳤으니 왕위에 오르고 난 뒤에는 그야말로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거짓병을 이유로 들어 왕의 자리를 물려주었겠는가. 병을 핑계로 자리에게 물러난 정종은 오히려 퇴위이후에 거의 20년을 더 살았다. 어린 시절, 소풍 전날밤이면 으레 잠을 설쳤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행여 비라도 오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에서부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 밤을 지샌 기억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즐거운 일로 잠 못드는 경우에는 그나마 상황이 좋지만 정종의 경우처럼 마음속 고민이나 신체의 통증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면 몸과 마음이 매우 고통스러울 뿐더러, 숙면을 취하지 못함으로써 피로가 누적돼 2차적으로 몸의 기력이 떨어지기 쉽다.
더 나아가 너무 피곤해서 잠을 자고 싶은데도 아예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는 과로사의 전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잠을 통해 피로를 회복하는 인체 고유의 자발적 회복 기능이 고장난 것을 의미한다. 불면증이 심한 경우에는 의사와 상의해 신경안정제나 수면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런 약제는 습관성이 되기 쉽고 내성이 생겨 효과가 없어지므로 증상이 심할 때 보조 수단으로 잠시만 사용해야 한다. 가능한 낮잠을 자지 않도록 하고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통해 몸을 약간 피곤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이밖에 대추차나 솔잎차 등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한방차이므로 수시러 마시고 산조인이나 용안육, 백자인 등의 약초를 차로 끓여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일시적인 불면증은 원인들을 치료, 제거하면 정상적인 수면을 취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불면증이 반복돼 만성불면증이 되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수라간의 음식 처방 - 대추 이용한 음식
대추과일채밀쌈/대추정과
대추는 비타민과 탄수화물이 풍부하고 약재의 성분을 완충시켜 주는 효과가 있어 과일보다는 약으로 더 많이 인식되고 있다.
특히 각종 여성 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여러 장기 중에서도 소화기 계통을 편안하게 해 줌으로써 천식이나 아토피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대추에 있는 비타민류, 식이섬유, 플라보노이드, 미네랄 등은 노화를 방지하는 동시에 항암 효과와 알레르기성자반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고 신경을 이완시켜 잠이 잘 오게 하는 성분이 있어 불면증 해소에 효과를 발휘한다.
불면증에 좋은 대추를 이용한 음식으로 대추채쇠고기말이, 대추정과, 대추과일밀쌈 들을 권한다.
대추과일채밀쌈
<재료> 4인분
대추 5알, 녹차가루 1작은술, 사과 1개 , 미나리 50g, 밀가루 1/2컵, 식용유 적당량
*레몬 소스(설탕 1큰술,간장 1큰술,레몬즙 1큰술)
<만드는 법>
1. 대추는 씨를 빼고 채 썬다.
2.사과는 껍질을 벗긴 뒤 채 썰어 설탕에 재운다.
3. 미나리는 깨끗이 씻어서 채 썬다.
4. 밀가루에 녹차가루를 넣고 물을 부어 만든 반죽을 체에 내린 다음 팬에 기름을 두르고 살짝 닦아낸 뒤 약한 불에서 달구어 밀전병을 부친다. 기름을 적게 사용해야 맛이 개운하다.
5. 밀전병에 사과와 대추, 미나리를 넣어서 돌돌 만 뒤 접시에 담고 레몬 소스 곁들인다.
Tip) 사과
아침에 먹으면 금, 점심에 먹으면 은, 저녁에 먹으면 독이라는 이유는 사과에 함유된 산(acid) 때문이다. 비타민C와 무기질이 풍부한 사과는 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는 아침에 먹으면 위에 부담에 적어서 좋다는 뜻이고 위장이 쉬는 밤에는 신맛이 나는 과일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대추정과
<재료>4인분
대추 200g, 설탕 200g, 물 200g, 소금 1/2컵
<만드는 법>
1. 대추는 깨끗이 씻는다.
2. 설탕과 물은 동량으로 준비한 다음 냄비에 담고 끓인다.
3. 끓기 시작하면 대추를 넣어서 약한 불에서 조리다가 오그라들면 소금을 약간 넣어서 저은뒤 불을 끈다.
Tip) 정과
과일 중에서 물기가 적은 것이나 도라지나 연근 등의 뿌리채소를 꿀이나 설탕물에 쫄깃쫄깃하게 조린 것. 한국의 다과상에 오르는 전통 음식 가운데 하나이다. 끈적끈적하게 만드는 진정과와 수분없이 빳빳하게 먹는 건정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