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친환경 무상급식 문제 있다

  • 등록 2011.08.13 15: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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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올해 3월부터 일부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급식에 농산물의 평균 60%이상을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고 쌀은 무 농약 친환경 쌀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7월 서울시교육청이 76건의 친환경 쌀을 수거하여 잔류농약을 검사한 결과 8건의 쌀에서 농약이 검출됐고 미량의 잔류농약이라도 검출된 생산지 쌀에 대해서는 거래중단 및 반품조치를 취하였다고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은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농산물을 학교급식에 공급하는 친환경무상급식을 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가질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 유통되고 있는 친환경 농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정확한 실정을 모르면서 친환경농산물 사용원칙을 고수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그동안 유기농산물이나 친환경농산물이라면 안전하다고 생각해 오던 상식과는 달리 최근 유럽 등지에서 병원성미생물에 오염된 유기농식품 등으로 귀중한 생명을 잃은 경우의 보도를 접하고 많은 사람들이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개념에 혼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농산물 하면 잔류농약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 FDA가 발표한 식품으로 인해 건강에 위해를 가져다주는 순위를 살펴보면 ①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 ② 음식물의 과잉섭취로 인한 비만, 당뇨, ③ 중금속, 다이옥신 등의 환경오염물질, ④ 독버섯 등의 자연식품의 유독성분, ⑤ 농약의 남용이나 총사용량의 증가로 인한 잔류농약, ⑥ 유해색소 등의 식품첨가물이다. 

농산물의 잔류농약이 위해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에 의한 위해가 더 심각한 데도 불구하고 농산물 및 학교급식정책 담당자들이 농산물 등에 잔류농약문제에만 집착함으로써 농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약은 농민들이 사용요령만 준수하면 잔류농약의 문제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농민들이 농산물에 농약 잔류량이 허용기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농약의 살포회수, 수확 전 최종 살포일, 적용 병해충, 적용 작물, 희석 배수 등을 사용설명서대로 관리한다면 농산물의 농약 잔류량은 없거나 극미량이어서 인체에 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농약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재배된 농산물은 농약에 대한 안전성은 확보됐을지 모르나 다른 방제용 물질의 사용으로 인한 안전성을 확인할 수가 없고 품질 및 상품성이 떨어지며 대량구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격이 비싸다. 잔류농약보다 더 큰 위해는 미생물의 오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명의 피해이다.

미국 FDA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날로 먹는 농산물의 위해문제는 주로 미생물의 오염에 의한 것임을 감안하여 위해요소인 화학적, 물리학적, 미생물학적 위해를 총체적으로 관리하여 안전을 확보하는 제도의 도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농약 중심 농정의 폐단을 시정하고 농산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농산물우수관리기준(GAP)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GAP제도란 농산물의 재배환경, 재배과정, 수확 및 수확 후 처리, 저장과정 중에 혼입될 수 있는 각종 위해요소를 사전 제거하거나 감소시켜 최종생산농산물에는 위해요소가 없거나 있어도 국가가 정한 기준치 이하로 관리되어 안전성이 확보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이다. 그러나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GAP제도의 취지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농약중심으로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GAP제도를 시행하고도 농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GAP제도는 친환경 농산물 중 저 농약 농산물과 같은 개념으로 농약을 합리적으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미생물도 관리함으로써 수확한 농산물에는 농약이 없거나 기준치 이하이고 일반 농산물의 가격으로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학교급식에 있어서도 농약만 검출되지 않은 농산물을 안전하다고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GAP제도를 도입하여 재배한 농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학교급식이 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식품의 위해요소를 동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식약청 등의 전문기관이나 전문가에 의해 농산물 안전관리 및 학교급식정책이 결정되고 운용될 수 있는 체제로 전환돼야 한다.

유기농산물, 친환경 농산물 등 안전성의 근가가 부족한 농산물보다는 과학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하여 기록되고 생산한 GAP농산물이 재배되고 학교급식 등에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는 정책을 담당하는 자들에게 전문성을 갖추도록 하고 학교급식정책에도 전문기관과 전문가를 포함시킨 가칭 학교급식정책위원회 등의 단일 기구를 총리실에 설립하여 보다 안전성이 확보된 농산물 등이 공급되는 학교급식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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