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칼럼> 유커 치맥파티

  • 등록 2016.03.30 17: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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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인천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 중국 관광객 4500명이 모여 '치맥파티'가 열렸다. 이 행사를 추진한 아오란 그룹은 중국 광저우에 본사를 둔 화장품과 의료기기를 제조·판매하는 회사이다.


유커 치맥파티에 참가한 사람들은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24개 도시에서 온 사람들로 항공기 대수만 158편이 동원됐고, 맥주, 치킨, 콜라 등 식품소비와 관광비를 포함하여 뿌리는 돈은 1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들 유커는 인천뿐만이 아니라 서울까지 관광코스를 잡고 있으며 4월 2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며 관광을 하게 된다.


유커 치맥파티에 참석한 관광객들은 20대에서 6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유명 대사 "눈 오는 날에는 치맥인데"를 떠올리며  바다를 향해 앉아 바다의 석양을 즐기며 모두들 축배를 드는 장관을 연출하고 인천시에서 마련한 대형 연이 하늘에 날며 인천은 그야말로 축제의 마당이었다고 한다.


소설, 드라마, 영화, 노래 등의 무대가 되는 곳에 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며 작품 속의 현장을 찾는다.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영국의 에밀리 브론테가 쓴 ‘폭풍의 언덕’에 나오는 요오크셔 지방의 황량한 산등성이를 올라가 보거나 노래 속에 나오는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을 보기 위해 라인강의 배를 타고 감상하기도 한다.


이처럼 외국을 관광할 때 소설과 영화 속에서 보아 익숙한 그 현장을 찾는 기쁨이란 이루 표현할 수 없는 만족감을 준다. 작품 속의 주인공처럼 생각해 보고 행동도 해 보는 등 그동안 동경했던 것을 성취하고 만족감을 가지며 보람을 느끼게 된다.


인기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드라마 현장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만들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나이 든 분들은 옛날 젊은 시절로 돌아가서 드라마 속의 주인공처럼 직접 한국의 연안부두에서 연인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치킨을 뜯으며 석양을 바라보면서 감회에 젖어보는 것을 얼마나 직접 연출해 보고 싶었을까?


이러한 사람들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고 중국 아오란 그룹이 단체관광을 계획하고 인천시와 협조하여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한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무형의 가치와 문화를 창조하는 한국의 드라마와 관련된 작가들과 탤런트 등의 인재들이 우리나라의 얼마나 큰 재산인가를 절감하게 한다. 소설이나 영화보다 안방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TV 드라마의 강점을 이용하여 다른 나라에 앞서 좋은 드라마 작품을 내놓음으로써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한국을 또 다른 영혼의 안식처로 삼게 한다는데 큰 공감을 가지게 된다.


관광산업은 굴뚝 없는 산업으로 부가가치가 크고 경쟁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선진국형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사라져가는 문학 등 인문학과 산업을 연결시켜 주는 교량역할을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취약한 인문학을 육성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화산업이 미래에 있어 우리나라의 일자리를 만들고 국위를 선양하는 길이라면 정부에서는 드라마를 비롯해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인재를 양성하고 작품을 만드는데 대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기드라마 등의 작품현장을 잘 복원하고 정비하여 찾는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식품이나 기념품도 작품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느낄 수 있도록 해당 자치단체 등에서는 각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쁜 상혼을 하루 속히 없애야 한다. 외국의 관광지에 가면 거기에서만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한데 비하여 우리나라는 어디 가도 관광 상품이 비슷하며 가격도 시중보다 더 비싸고 바가지 씌우기가 사라지지 않는 등 외국관광객들의 불평을 야기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단체관광객들이 한국을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중앙정부는 제도개선과 예산을 지원하여 불편을 개선하고 지방정부는 자기 고장의 작품현장을 잘 조성하고 여행사나 중국 등 현지 관련기관에 홍보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금 번 유커 치맥파티는 우리의 문화산업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이런 분야를 잘 개발만 하면 국익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한 사건이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도록 기존의 관광자원을 잘 정비하여 보존하고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하는데 힘쓰기를 바라는 맘 간절하다.

푸드투데이 푸드투데이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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