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칼럼] 식품안전정책위원회는 어디로 갔나?

  • 등록 2023.08.28 10: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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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푸드투데이 논설실장

지난 8월 24일 오후 1시에 일본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 시작했다.

 

우리정부는 한덕수 총리의 담화문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오로지 과학과 국제법을 바탕으로 국제사회 및 일본 정부와 협의해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최선의 안전대책을 이끌어 내었다면서 정부는 오로지 국익과 국민의 안전을 생각하며 나아가고 있으니 정부를 믿어달라고 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를 포함한 8개현의 모든 수산물과 15개현 27개 품목의 농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그 외 지역의 모든 식품은 수입될 때마다 매 건 철저히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제는 기존의 위험요인에서 오염수 해양방류의 위해요인을 추가하게 되면서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이럴 때 정부는 어떤 절차를 거쳐 식품안전정책을 결정하고 대처하는 것일까?

 

국민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식생활을 영위하게 할 목적으로 식품안전기본법을 두고 있는데 동법 제7조에는 식품안전정책을 종합·조정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으로 식품안전정책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동위원회는 국민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식품 등의 안전에 관한 기준과 규격을 정하는 것과 국민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식품 등에 대한 위해성평가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현재 식품안전기본법에 규정하고 있는 식품안전정책위원회는 새 정부 들어서는 위원회가 구성도 되지 않을 뿐더러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 정부에 여러 위원회가 설치 운영되고 있으면서 아무런 개최실적도 없이 정부예산만 축내고 있다는 이유로 새 정부가 출범되면서 동 위원회도 폐지대상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식품안전기본법은 광우병사건 이후 2005년도에 제정된 식품안전을 강구하기 위한 기본법이었으나 실제로 위원회의 구성원이 장관들로 되어 있어 위원회를 자주 개최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또한 위원회의 의제가 될 만한 광우병이나 이번처럼 원전 방사성 물질의 해양방출 등 큰 식품관련 사건사고는 자주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위원회 개최실적은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나 국제사회가 큰 문제를 삼지 않는 것과는 달리 중국, 북한 등에서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비난하는 등 오염수 방류를 두고 국제 사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중국은 즉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는데 반해 미국·캐나다·유럽연합 등 다른 국가들의 반응은 다르다.

 

특히 해류를 타고 오염수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 미국은 엄격한 처리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안다며 일본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 결과를 신뢰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의 반응과 같이 국내의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 의원들이 일본 현지에서 열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늘 일본으로 오늘 출국하게 된다. 내일 27일 오후 1시 일본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일본 사회민주당 등 야당과 시민사회그룹,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야당 의원들은 이번 집회를 통해 국제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일본 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여론을 환기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한국 내 야당의 반발기류를 두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24일 중국과 한국 좌파 진영의 비판이 특히 거세다며 이들의 항의는 무엇보다도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며 문제는 많은 한국인들이 정치인들의 반대집회 등에 영향을 받아 공포에 떨고 있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국내의 반발기류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우선 식품안전정책위원회 위원들을 조속히 구성 운영해야 한다. 당장이라도 실무진으로 구성된 민관 전문위원회를 구성 개최하여 향후 일어날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현 사태를 너무 안일하고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은지 염려가 된다. 정부의 장차관이나 공직자가 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보다는 가급적이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하여 결정하고 전문가들이 직접 국민들에게 해명하는 것이 보다 호응을 하며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민간위원들이 직접 국제사회와 일본 정부로부터 투명한 정보를 확보하며 우리 바다와 일본 근해와 태평양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가 우리 수산업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펼쳐나갈 때 국민들은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푸드투데이 김진수 논설실장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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