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칼럼>백수오제품의 새 지평을 열자

  • 등록 2015.05.08 17: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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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비자단체 그리고 국민들의 관심 속에 가짜 백수오제품의 실상이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남겼다. 건강기능식품, 특히 백수오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무너지고 기업이 식품사고 예방수단인 자가품질검사를 준수하지 않음으로써 경제적인 큰 손실을 입게 됐으며 컨트롤타워로서의 정부역할이 얼마나 중대한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변 사태를 돌아볼 때에 식약처, 소비자원, 소비자 그리고 제조업체 모두가 상처를 입게 되었다. 서로 간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상호 협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갔더라면 이처럼 사회파장이 크지는 않았을 것인데 소비자원이 너무 성급하게 사안을 다룸으로써 문제를 크게 만들은 감이 없잖다.
 

소비자원이 백수오제품의 진위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고 식약처가 허가한 제품을 확인 검토하는 계기를 갖게 되어 기여한 바는 크다. 그러나 제품 원료의 독성, 부작용 등의 안전성을 발표할 때에는 보다 신중했어야 했다. 독성의 근거를 학회에서 발표한 한편의 논문을 들어 인체에 유해하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었다.


식품의 품목제조 시에는 식품공전이나 코덱스에서 규정하고 있는 천연원료 또는 화학물의 첨가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 물질 중 어느 하나가 유해하다고 판정할 때에는 적어도 SCI 수준의 논문이 세편 정도가 발표됐을 때 인정하여 수정한다고 한다. 그만큼 과학적인 근거는 신중하게 취급하고 있다는 말과 상통된다. 앞으로도 식품의 안전과 관련되는 기사를 발표할 때는 독성전문가들을 보유한 식약처와 반드시 사전에 상의를 해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가장 큰 경제적 손실을 입은 측은 아마도 백수오제품의 제조사일 것이다. 백수오, 당귀, 속단 등의 복합물질로 제품을 만들어 미국, 캐나다 등 다른 나라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아 시장에 출시할 정도라면 원료를 제대로 사용한 제품은 효능에 하자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유야 어찌 됐던 제조사의 제품관리를 잘못한 책임은 피할 수 없으므로 사태의 마무리를 해야 한다. 정리가 되는대로 보다 정직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심정으로 정품제조에 생명을 걸고 다시 일어서는 준비도 병행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은 과학을 생명으로 하고 있으므로 과학을 무시한 제품은 존재가치가 없음을 알고 더 이상 실수를 되풀이해선 아니 된다.
 

식약처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국민들은 식약처를 부처수준으로 격상시켰다고 해서 금방 미국의 FDA가 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전문가들이 모이고 지식과 경험, 연구 자료가 쌓일 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식품은 서양과 사뭇 달라 서양의 관련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민들도 식약처가 이런 사건을 계기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백수오제품이 건강관리에 효과가 있어 국민들이 많이 찾는 좋은 건강기능식품이라면 앞으로 정부나 기업은 연구실이나 전문가배치 등의 정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재배농가도 이엽우피소가 아닌 백수오만 재배할 수 있도록 제조사가 직접 농가의 재배생산을 확인 점검하여 납품받는 관리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모두가 심기일전하여 진짜 백수오제품을 제조하는 새 지평을 열어보자! 

푸드투데이 푸드투데이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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