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도가 시행된 지 2년이 된 가운데, 기능성을 갖춘 일반식품이 우후죽순 출시되고 있다. 2020년 7개에 불과했던 제품은 2022년 242개로 약 35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식품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며 그간 개발이 어려웠던 고기능성 식품을 앞다퉈 출시됐지만 기능성 원료에 대한 과도한 규제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시장 성장에 물음표가 붙는다.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는 과학적 근거를 갖춘 경우 일반식품에도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는 제도이다. 기존에는 건강기능식품에만 기능성 표시가 가능했으나 2020년 12월 29일 제도 도입으로 일반 식품에도 확대 적용됐다. 이에 따라 일반식품도 과학적 근거를 갖춘 경우에 한해 ‘면역력 증진’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 등의 문구 표시가 가능해졌다.
풀무원의 ‘PGA플러스 칼슘연두부’와 '발효홍국나또'를 필두로 CJ제일제당, 오리온, 롯데칠성음료, 농심, 대상 등이 관련 시장에 진출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2022년 10월 28일 기준, 2019년 12월 29일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도가 시행된 후 총 125개 식품제조업체의 242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이다. 제도가 시행된 바로 다음 해인 2020년 출시된 제품 수는 7개에 불과했으나 2021년에는 110개로 약 16배나 증가했다. 그다음 해인 2022년에는 125개의 기능성 표시식품이 신규 등록됐다.
POS 데이터로 본 2021년 기능성 표시식품의 오프라인 판매액은 약 924억원으로 추정된다. 보통 온라인 시장 판매액이 오프라인 시장 판매액의 20%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2021년 기능성 표시식품의 시장 규모는 110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9년 국내 식품 시장규모 126조원의 약 0.09% 수준이다.
2022년 1~3분기까지 판매액은 1233억원으로 전해 수준의 1.3배를 기록했다. 이를 1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전년 대비 약 1.7배 판매액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판매액 증가는 신제품의 출시로 인한 것으로 동일 제품의 판매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기능성 표시제품의 선두주자라고 볼 수 있는 2021년 출시된 제품들의 2022년 판매액 전망치는 898억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제품의 시장 지속성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농촌진흥청 최윤영 부연구위원은 "고령층 인구의 증가, 식이조절·다이어트에 관한 관심 증대, 코로나19로 인한 건강에 관한 관심 급상승 등 다양한 환경요건들은 기능성 표시식품의 시장성이 충분함을 뒷받침한다"며 "기능성 표시식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시장성과 지속성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기능성 표시식품 시장의 지속성을 개선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최 부연구위원은 기능성 표시식품에 적용 가능한 기능성 원료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9가지 고시형 원료로 제한한 것을 제도 활성화의 가장 큰 제약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기능성 원료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가공적성과 비용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도가 도입된 2015년부터 시장 규모가 꾸준히 증가했다. 브랜드 판매액 기준 2016년 1365억엔(약 1조 3418억원)에서 2021년 3278억엔(약 3조 2225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와 달리 기능성 원료에 대한 특별한 규제 없이 성분의 보건 기능을 사업자 책임하에 표시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식품과 배합되는 기능성 원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정한 29개의 원료만 허용하고 있다. 이들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원료들일 뿐만 아니라 대부분 수용성 원료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기에 가공적성이 맞지 않아 신제품 개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근거법 고시안은 가공식품에만 적용이 되는 규정으로 신선 농산물에는 적용이 되지 않아 농산물 시장 활성화에도 제약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소규모 농식품업체의 경우 제도 절차상 복잡성과 비용부담 때문에 전문기관의 컨설팅 및 지원 없이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기능성 원료 활용을 현실화 하기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기존 건강기능식품,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식품, 현재 시범사업 중인 융.복합 건강기능식품까지 유사한 제품들이 시장에 혼재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시장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최 부연구위원은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건강기능식품 제형의 규제 완화는 모두 식품산업 활성화라는 취지에서 시행되었으나 먼저 시행된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도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때까지 현재 3원화(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표시식품, 둘 다 해당되지 않는 나머지 일반식품) 체계를 유지해 소비자 혼란을 예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