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표시.광고 규제 완화해달라"...식약처 "아직은"

  • 등록 2016.03.23 1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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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동물실험 결과, 전문의 참여 등 표시.광고 규제 개선 요청
"소비자에 맹목적 신뢰 강요 제품에 대한 잘못된 기대 유발 등 우려"
이력추적관리 처리기간 14일로 단축, 개별인전형 고시형 전환 기간 연장

 

일반 식품과 세트 포장 가능해져...'건강기능식품 분야 규제개혁 대토론회'

 

건강기능식품 이력추적관리 등록 처리기간이 기존 40일에서 14일로 단축된다. 또 개별인전형의 고시형 전환 기간이 연장되며 일반식품과 함께 포장해 세트 판매가 가능해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2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건강기능식품 분야 규제개혁 대토론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식약처는 규제 개선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산업 경쟁력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을 두고 정부와 업계 간 온도차는 여전했다. 업계는 건강기능식품 판매 활성화를 위해 전문가, 동물실험 결과 등 광고 허용과 경품제공 등 판매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는 입장인 반면, 식약처는 소비자가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다며 수용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앞서 업계는 식약처에 34건의 규제 개선안을 건의했다. 식약처는 이 중  15건을 수용하고 5건은 일부수용, 14건은 중장기검토 또는 수용곤란하다고 밝혔다.

 


수용된 규제를 살펴보면 건강기능식품의 이력추적관리 등록 처리기간이 단축된다. 기존 이력추적관리 등록을 신청해 등록증이 발급되기까지 40일 처리기간이 앞으로는 14일로 단축된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오는 4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


개별인정형의 고시형 전환도 연장된다. 개별인정형 소재의 경우 3년의 기간이 경과하면 고시형으로 전환된다. 때문에 기업에서는 연구개발비 회수 기간이 부족해 기술개발 투자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복잡소재의 경우 개별인정 취득업체의 제조노하우를 기타 업체에서 동일한 품질 및 효능을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제품의 품질안전성 우려도 지적돼 왔다.


이에 식약처는 고시화 전환 가능 기간을 연장하고 다양한 영업자가 제조 판매하고 있는 원료에 대해서만 고시 추가 등재가 가능하도록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을 오는 6월 추진할 방침이다.


그동안 사행심 조장을 이유로 금지됐던 건강기능식품과 기타 제품의 세트 포장이 가능해진다.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과 함께 포장해 세트 판매하는 경우 소비자 선택권 제한이나 세트 구성으로 인한 가격 상승 등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금지해 왔다.


업계는 세트 판매의 목적에 따라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을 함께 포장해야 소비자 편의의 관점에서 타당한 경우가 발생하며 허위.과대광고로 오인될 수 없는 경우에도 일반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이 함께 포장돼 있다는 이유로 적발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업계의 이같은 의견을 수렴해 오는 4월 건강기능식품 세트 판매 관련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무분별한 일반식품과 세트 포장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우려돼 세트의 범위, 허위.과대광고 근절 방안 등을 검토 후 조치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소비자로부터 심각한 품질 문제로 오인될 수 있는 자진회수 관련 문구도 수정되며 생약원료의 명칭이 일원화 된다.


이에 반면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의 건강정보, 동물실험 결과, 전문의 참여 등 표시.광고 규제 개선은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업계는 지난해 8월 입법예고한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 규칙' 개정안 중 의사 등이 해당제품의 연구.개발에 참여했다는 표시.광고 금지 규정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의사, 한의사 등이 제품의 기능성을 보증하거나 제품을 지정.공인.추천.지도 또는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 등의 표시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나 해당 제품의 연구.개발에 직접 참여한 사실은 표시.광고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관련 개정안이 입법예고 되면서 의사, 한의사 등이 연구.개발에 직접 참여한 사실을 표시.광고하는 것이 금지될 방침이다.


업계는 기능성 원료 개발을 활성화 한다는 정부 방침에 맞지 않으며 업계의 연구.개발 의지를 저해시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지만 식약처는 소비자들에게 맹목적인 신뢰를 강요하게 돼 제품에 대한 잘못된 기대를 유발한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식약처는 동물실험 결과 광고 허용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동물시험, 시험관시험은 인체시험결과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자료로 기능성에 대한 명확한 기전을 보기 어려우며 이 같은 결과를 인체실험으로 소비자가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건강기능식품에만 적용되는 경품제공 금지 규정도 기존 방침을 유지키로 했다.


업계는 제외국에서도 경품 및 판매사례품 제공을 금지하는 사례는 없으며 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다른 제품들도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은 경우에는 합법적인 판촉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의 건전한 유통.판매를 도모하기 위해 불필요한 건강기능식품의 구매.섭취 등을 조장하는 판매사례품이나 경품 제공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수용할 수 없을음 밝혔다.


김솔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정책과장은 "(건강기능식품 표시.광고 완화에 대해)단정적으로 수용곤란은 아니다. 중정기 검토를 할 부분"이라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기간 언급은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외에도 업계는 기능성원료의 자가품질검사 주기완화, 이상사례 소지바 행정조사 요청제 폐지 등을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이 자리에서 손문기 식약차장은 "지난해 4월에 백수오 사태로 인해 식약처뿐만 아니라 건강기능품업계 전체 많은 타격을 입었다"며 "매출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의 신뢰가 추락했다는 것이 가장 큰 피해다"고 말했다.


이어 "백수오 사태 이후 대책들을 마련, 추진하고 있지만 방향성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자리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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