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노태영 기자] 전세계적으로 친환경과 ESG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국내 식품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식품의 원재료 구입, 생산, 가공, 유통, 판매하는 전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ESG경영이 주목받고 있는 것. ESG를 새로운 형태의 비관세장벽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만큼 준비가 필요하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박희옥 식품안전정보원 총괄본부장을 만나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을 앞두고 재편된 식품산업과 ESG경영이 식품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봤다. 1부에서는 '코로나19와 ESG경영이 식품산업에 미치는 영향', 2부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식품산업의 성장과 부적합 식품 회수 현황', 3부에서는 'ESG와 식품이력추적관리제도의 협력을 통한 상생의 기회로'에 대해 살펴본다.<편집자주>
식품이력추적관리...제조.가공.판매 각 단계별 이력추적정보 기록.관리
안녕하십니까? 식품안전정보원 총괄본부장 박희옥입니다.
식품안전정보원은 식품안전정보의 제공, 식품이력추적관리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우리나라는 식품안전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2008년 중국발 멜라민 분유 사건 이후, 2009년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全) 단계 식품이력정보를 중앙시스템을 통해 관리하고, 식품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회수하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식품이력추적관리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식품이력추적관리는 내가 먹는 식품이 어디에서 왔을까? 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했습니다. 식품을 제조.가공 단계부터 판매단계까지 각 단계별로 이력추적정보를 기록.관리하고 소비자에게 제공하여 안전한 식품선택권을 보장하고, 식품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유통차단과 회수조치를 실시하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식품이력추적관리 의무적용을 받는 품목 및 영업자는 영·유아식품, 특수의료용식품, 체중조절용식품, 조제유류, 건강기능식품, 기타식품판매업소 등이 있습니다.
식품이력추적관리시스템을 통하여 등록제품 중 문제 식품 발생 시 제품에 표시된 「식품이력추적관리번호」를 활용하여 해당 식품의 생산량, 출고량, 출고지 정보를 실시간 확인하여 제품을 보유하거나 판매중인 영업자를 통해 24시간 내 회수대상 제품만을 선택적으로 회수할 수 있어 정상제품까지 과도하게 폐기하여 자원이 낭비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공정무역, 폐플라스틱 재활용섬유, “DON’T BUY THIS JACKET”(돈 바이 디스 자켓) 키워드로 유명한 의류업체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우리가 올바른 방법을 사용한다면 옷감의 원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억제할 수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식품이력추적관리 식품, 식품폐기과정 발생 이산화탄소 억제
소비자는 '착한소비'...식품안전.환경보호 상생 가치 동시 누려
만약 우리가 식품이력추적관리가 적용된 식품을 생산 또는 구입한다면 문제 식품을 선택적으로 회수(Recall) 할 수 있어 식품폐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억제 할 수 있습니다. 기존 문제 식품의 신속한 회수와 원인규명을 위해 만들어진 식품이력추적제도에 ESG 평가기준을 적용 할 수 있다면 식품산업 전 과정의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큰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추적할 수 있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식품산업에서 탄소 중립(carbon neutral)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소비자는 식품이력추적관리 등록제품을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착한소비”를 할 수 있어 식품안전과 환경보호라는 상생의 가치를 동시에 누릴 수 있습니다.
식품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식품산업 분야에 대한 한국형 ESG 평가 모델 및 표준화에 대한 기준마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다행히 산업통산자원부에서 국내 기업 실정에 맞는 한국식 환경.사회.지배구조(K-ESG) 지표를 정립 중이라는 보도자료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식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표 정립 본격 착수”,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습니다. 관계부처 및 관련 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표를 정립하는 점에서 식품산업 특성과 식품안전사고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할 때 분야별 대표 문항에 “식품안전분야”가 반영되길 기대합니다.
끝으로 미래 식품이력추적관리제도는 4차 산업혁명시대 다양한 ICT 기술과 ESG 기준을 식품이력추적관리에 접목하여 단순히 식품의 생산-유통-판매 과정의 회수 발자국을 추적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식품기업의 탄소발자국 등을 추적하고, ESG 성과를 측정하여, 생산.유통.판매 전 과정의 투명성과 윤리성을 보장함으로써, 식품산업의 식품안전 수준을 한층 더 고양시킬 수 있는, 한국형 ESG 식품이력추적제도도 발전시켜, 식품산업분야 ESG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