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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칼럼> 식중독사고, 예견된 일이었다

전례 없이 계속되는 폭염에 최근 학교에서 집단 식중독이 잇따라 일어나고 이에 보건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번 집단 식중독 증세가 나타난 학교에 대해 조사한 결과 모두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사고는 항상 예고 없이 일어나기는 하나 반드시 그 징후를 감지할 수는 있다. 한 더위가 진행되는 동안 초중고 학생들이 방학이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더 큰 대형 식중독사고가 일어났을지 모른다. 개학이 되어도 더위가 물러가지 않을 것을 당국이 인지하고 있었다면 개학과 동시에 학교급식에 대한 사전점검과 대책을 강구했어야 했다.


식약처의 발표에 따르면 2014년도와 2015년도의 식중독사고 환자 의 대부분이 병원성 대장균군과 노로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했다. 그러나 발생건수는 반대로 노로바이러스가 대장균군보다 더 많음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최근 몇 년간 발생하는 학교급식의 식중독사고는 병원성 대장균군과 노로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병원성 대장균군이나 노로바이러스는 어디서 유래되고 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대장균이나 노로바이러스는 생활하수나 분변에 오염된 지하수나 바닷물에서 비롯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급식업소 식자재는 친환경 농산물이라며 농촌에서 재배되거나 수입농산물이다. 그러나 식자재업소는 도시근교에 위치하면서 이를 세척하는데 사용하는 물이 대장균에 오염된 지하수일 때 식자재는 병원성 대장균군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또한 연근해에 생활하수에 오염된 굴이나 파래, 어패류를 날 것으로 조리해 취식할 때도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에 걸릴 확률이 높다.


이와 같이 식중독의 발생원인은 식자재에서 오는 것과 음식을 취급하는 종사자나 급식환경에서 오는 것으로 대별할 수 있다. 근래 들어 식중독의 발생원인은 급식업소의 종사자나 급식환경에서라기보다는 식자재에서 오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장균군이나 노로 바이러스가 모두 생활하수나 분변에서 유래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건당국에서는 늘 하는 식의 급식업소에 대한 감시감독의 형태를 바꾸어야 될 것이다.


우선, 학교급식업소는 GMP 시설을 갖춘 HACCP제도를 도입하여야 한다. 혹시라도 종사자나 급식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위생적인 요소를 HACCP제도를 통해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급식업소는 식품위생법상 시설기준과 종사자가 지켜야 할 위생기준을 준수하도록 되어 있으나 너무 가지 수가 많아 종사자에게 완벽을 기대하기는 무리이다. 위생시설은 GMP시설로 보강하고 식중독이 우려되는 곳에 주요관리점(CCP) 2~3개를 정하여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구태여 종사자를 닦달하지 않아도 된다.


다음은 학교급식에 사용하는 식자재는 GAP제도를 도입한 농산물과 해산물만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GAP제도로 생산한 농산물이나 해산물은 생산 환경도 청결하지만 수확후 처리에도 병원성미생물이나 화학물질에 오염되지 않도록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부나 국민 모두가 우리 국토의 환경개선을 위한 꾸준한 노력도 배가되어야 한다. 식자재를 세척하는 지하수의 대부분이 대장균 등의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된 현실을 알아야 하고 이에 대한 국토청결관리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넓고 푸르기만 하던 연근해가 생활하수로 오염되고 있어 연안에서 양식되고 생산되는 어패류나 해조류는 노로 바이러스에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미국 FDA가 발표하는 것을 보면 식품사고의 90% 이상은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된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발생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병원성 미생물은 눈으로 식별할 수 없기 때문에 식중독은 늘 우리 주변에 일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크게는 식자재의 생산 환경이 청결할 수 있도록 Clean Korea!를 외치며 국토의 환경관리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 그리고 급식업소에서 종사자의 부주의로 발생할 수 있는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관리제도인 HACCP제도를 도입하고 종사자에 대한 위생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식중독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정부나 영업자가 너무 쉽게 일회성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하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 나라의 식품위생 바로미터는 식중독 발생건수라고 말하기도 한다. 식중독발생은 깨끗한 식품환경과 식품을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법이 운영되는 등 확고한 식품위생의 토대가 마련될 때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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