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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베스트코 골목상권 침투위해 범죄까지

친환경.유통기한 조작 불량 축산물 시중 대량 유통
매출가액 3~5% 상당 판매장려금 등 리베이트 관행

대상그룹(회장 임창욱)의 식자재유통 계열사 대상베스트코(대표 이원석)가 유통기한이 넘거나 원산지를 속인 돼지고기를 시중에 대량 유통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본사 차원의 리베이트 관행을 확인, 납품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합동수사단(단장 이성희)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승)와 공동 수사를 벌인 결과 불량 축산물을 강원 지역 대형마트와 유명 리조트에 대량 유통한 혐의(축산물위생관리 위반 등)로 대상베스트코 강원지사장 김모(51)씨와 원주지점 축산팀장 고 모씨(35)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이들의 지시에 따라 축산물의 원산지를 조작하거나 제조일자를 속인 지사 소속 직원들과 축산물 납품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축산물 판매업자 하 모씨(47) 등 7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2013년 4월부터 최근까지 원제품의 단순 커팅 작업만 하고도 원제품의 제조일자를 폐기하고 커팅한 날을 기준으로 다시 유통기한을 새롭게 부착하는 수법으로 4억4000만원어치의 축산물 29t을 시중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판매한 제품 중에는 유통기한이 최대 1년이나 지난 제품도 있었다.


이들은 또 일반 돈육 구입 시부터 친환경 무항생제 돈육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로 장부에 기재하고 친환경 무항생제 돼지고기와 일반 돼지고기를 1:4 비율로 섞어 친환경 제품으로 속여 판매 총 2억60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저울을 임의 조작해 '53번'을 누르면 모든 돈육에 대해 친환경 무항생제 돈육으로만 표기, 출력되도록 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이 밖에도 유명리조트에 국내산 돈육 갈비를 납품하던 중 국내산 돼지고기 값이 오르자 납품단가를 줄일 목적으로 미국산 돈육 갈비를 국내산으로 속여 1.7t을 납품하는 등 편법을 동원해 제품을 판매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리조트에 국내산으로 납품하는 것처럼 속이기 위해 세금계산서를 이중으로 작성해 리조트에는 국내산 공급으로 된 서류를, 자사에는 미국산 공급으로 된 서류를 작성해 축산물 원산지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본사 차원에서 각 거래처에 매출가액의 3~5% 상당을 판매장려금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하는 등 리베이트 관행을 확인했고 김 씨 등이 각 거래처에 매출가액의 3~5% 상당을 판매장려금 명목으로 건넨 사실도 확인했다. 이들은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해 유명 식당 등에 납품 대가로 2400만원 상당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대기업이 무리하게 골목상권에 침투하는 과정에서 매출이나 이익률(Gross Profit rate, 흔히 GP율이라 함) 등 지나치게 실적 위주의 경쟁에 치중한 나머지 '불량축산물범죄 종합세트'식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며 "이들의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한편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의 판매 행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단속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수사 결과는 대검찰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부정식품 등에 대한 공동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첫 협업 사례다.


한편, 대상은 지난 2010년 대전 오정동 매장을 시작으로 대상베스트코를 설립한 뒤 안양, 대전, 인천, 청주, 원주, 부산 등에서 해당 지역 상위 식자재 유통업체를 100% 인수하면서 식자재 도매업에 진입했다. 대상은 베스트코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에 22개의 지사를 두고 있다.


대상베스트코의 식자재 유통업 진출은 진출 초기부터 골목 상권 침해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또 지역의 식자재 업체를 인수하고 인수 업체 대표를 앞세워 사업을 확장하고 대형마트를 만들어 이를 합병하는 방식 때문에 꼼수 논란도 일었다.


대상베스트코는 지난해 426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57%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