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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금 잔치...벨기에 기업 '오비맥주' 파리올림픽 스폰서는 악수or묘수?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오비맥주(대표 벤마그다제이베르하르트)가 올림픽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지난해 주류 시장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금일 오비맥주는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2024 파리올림픽' 공식 파트너십 기념 미디어 행사를 열고 대회 기간 '카스 프레시'와 '카스 0.0'을 앞세워 응원 마케팅을 펼친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6월 말부터 올림픽 캠페인을 본격화하며 축제 열기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올림픽 문구가 적힌 카스 프레시와 카스 0.0 한정판(에디션) 제품은 시장에 이미 출시했으며 관련 TV 광고, 인플루언서 협업 콘텐츠 등 전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 제품을 알린다.

 

그룹 세븐틴의 유닛 '부석순'과 협업한 인공지능(AI) 응원 영상 서비스, 한정판 굿즈 등 체험형 마케팅도 준비했다.

 

또, 올림픽 기간 에펠탑 근처 '코리아 하우스'에서 한국의 주류 문화를 테마로 '카스 포차'를 운영할 예정이다.

 

하지만 오비맥주의 재정 상황은 신통치 않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5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348억원으로 35%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535억원으로 37% 감소했다.

 

2018년 잠깐 최대치를 기록한 실적은 2019년부터 지속해서 악화하다가 2022년 회복세를 잠시 보이고 재차 부진한 모습이었다.

 

특히, 소매시장에서의 점유율이 큰 폭으로 줄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지난해 소매점 매출 비중은 46.7%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하락했지만 하이트진로의 비중은 1%포인트, 롯데아사히주류의 비중은 4%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올림픽 마케팅으로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림픽 파트너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참가비용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탑파트너의 비용은 해마다 급상승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선정하는 방법은 간단치 않다. 해당 기업이 스폰서 참여 의사를 밝히게 되면 기업의 지원규모와 일정에 대한 협의 위원회가 생각하고 있는 적절한 한도에서 계약을체결한다.

하지만 계약의 자세한 내용과 금액은 보안이 요구된다. 그렇기 때문에 발표를 하지 않고 소규모의 총회 의결을 통해 결정한다. 올림픽의 상업화에 대한 비판 때문이다.

 

또, 스폰서 선정을 원하는 업체에 많지만 그에 비해 총회는 각 분야별로 1개 기업씩을 선택하기 때문에 소요되는 협찬금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관계자는 한 예로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평균 1000만달러를 협찬했지만 8년 뒤인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그 4배인 4000만달러를 약속해도 파트너로 이어지기에 안심할 금액은 아니었다”면서 ‘현금 외에도 각종 물품 지원도 이어지기 때문에 금액으로 환산하려면 그 액수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스폰서로 선정된 기업은 올림픽 마케팅으로 기업과 제품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고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또, 지난 4월은 관세청이 맥주 원료인 맥아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관세를 회피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세포탈 혐의로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위치한 오비맥주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오비맥주는 900억원 규모의 관세를 추가 부과받은 바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카스’에 대한 매출이 낮은 상황에서 글로벌 입맛을 사로잡긴 힘들 것”이라면서 “특히, 맥주는 막걸리와 다르게 유럽이 종주국인 상황에서 물량 공세가 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