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검출 등 부적합 판정을 받은 불량 초콜릿 제품의 회수.폐기율이 실제 1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롯데제과나 오리온 같은 대기업 제품일수록 회수율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서울 도봉갑)이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승희)로부터 제출받은 ‘카카오가공품류 또는 초콜릿류 수거·검사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시중에 유통된 초콜릿류 제품 중 9종, 약 60톤(6만329.8kg, 63만 4295개)의 제품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중 6톤 정도만이 회수·폐기된 것으로 밝혀져 평균 회수·폐기율은 9.9%에 불과했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제이엔알사의 ‘팔렛오르’의 경우는 생산된 89.2kg 중 70.15kg이 회수돼 78.2%의 가장 높은 회수율을 보였다. 다음으로 초코사이버사의 ‘초콜릿 위드팝핑 캔디’가 회수율 60.6%로 생산된 759.4kg 중 460.3kg이 회수됐다.
반면에 씨앤바이사의 ‘코코볼(땅콩초코볼)’ 은 생산된 1만2000kg 중 단 9kg만 회수돼 회수율이 0.1%에도 못 미쳤다. 사실상 생산된 모든 제품이 유통·소비된 것이다.
올해 적발된 롯데제과의 ‘가나초코바’의 경우는 50g짜리 초코바 26만 8600개 중 2만 8800개만이 회수돼 23만 9800개가 이미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수율은 10.7%에 불과했다. 오리온의 '초코 클래식 미니스페셜'의 경우도 생산된 2만4030개 중 5515개만이 회수돼 회수율이 22.9%에 불과했다. 적발 시점과 제품의 인기도에 따라서 회수율이 차이가 많게는 78%까지 난 것이다.
실상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적발된 업체들은 문제된 제품을 전량 회수 조치했다는 설명만 반복하고 있었다. 각종 언론기사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올해 적발된‘가나초코바’2798박스(유통기한 4월 15일자로 경남 양산공장에서 생산)를 전량회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회수된 제품은 300박스에 불과했다. 약 90%의 제품은 이미 소비돼 버린 이후였다.
인재근 의원은 "이미 소비돼 회수할 수도 없는 물량에 대해서도 회수 조치를 취했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이다"며 "소비자에게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대부분의 제품이 소비돼 버린 뒤의 회수조치는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며 "제조업체의 입장에서는 적발 시기만 늦어진다면 별다른 피해도 없는 반면에 대기업을 믿고 먹는 소비자만 당하는 결과가 반복되고 있었다. 초콜릿 제품은 어린 아이들이 주로 먹는 식품인 만큼 먹거리 안전 확보를 위한 업체의 각성과 식품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