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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TV] 거품 꺼진 문혁기 대표의 꿈...제주맥주는 왜 동전주가 됐나

[푸드투데이 = 황인선.노태영 기자] 국내 수제맥주 선도하며 신화를 쓴 제주맥주가 무너졌습니다. 서울의 한 자동차 수리업체에 팔리게 됐는데요. 마이너 맥주업체에서 '사상 첫 수제맥주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쥐게 된 제주맥주가 어쩌다 '동전주'로 전락했을까요.

 

지난 2015년 제주도 지역 특색을 기반으로 설립된 제주맥주는 2017년 제주 감귤 껍질을 첨가한 밀맥주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제주슬라이스 등을 선보이며 수제맥주 열풍을 몰고 왔습니다. 국내 4대 편의점에 전 제품을 입점시키며 국내 수제맥주 시장을 선도했죠. 


특히 제주도라는 지역성을 강조하고 제주도 한달 살기 프로젝트 등 체험 콘텐츠로 MZ세대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습니다..편의점 수제맥주 판매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 5월에는 적자 기업이라도 미래의 성장성을 고려해 상장을 허용하는 일명 '테슬라 요건'으로 증시에 입성했습니다. 당시 업계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가득했습니다. 외형적 성장을 이뤘지만 수익성 개선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였죠. 제주맥주는 2015년 설립 이후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2023년까지 연결.별도 기준 9년 연속 적자 상태로 업계의 우려가 괜한 것이 아니였죠.


계속되는 적자로 지난해엔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밑도는 부분 자본잠식에 빠졌습니다. 지난해 기준 자본잠식률은 22%. 50% 이상이 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다음해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될 수 있습니다. 상장 이후 흑자전환을 전망했지만 예상에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편의점에서 4캔에 만원. 업계에서는 편의점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제주맥주의 경영 실패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고급맥주, 수제맥주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지 못하면서 편의점 밖에서 경쟁력을 갖는데 실패했다는 것이죠.


또 대량생산으로 케파를 늘리면서 자신만의 특색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맥주는 설립초기 제주라는 지역적 특색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생산공장의 무게축을 롯데칠성음료 충주공장으로 옮겨 위탁생산하고 있습니다. 홈그라운인 제주 마저 버린것이죠. 일각에서는 자동차 수리업체에 매각을 통해 더 이상 제주 지역을 상징하는 맥주 '제주맥주'가 아닌 사명이 바뀔 가능성도 예측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혼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술을 즐기는 비율이 늘면서 주류시장 유행의 흐름이 맥주에서 와인을 거쳐 현재는 위스키로 넘어간 것도 주된 요인입니다. 

 

제주감성을 태운 신선함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 공략에 성공, 승승장구할 듯 보였던 제주맥주. 하지만 또다른 트렌드를 타고 이동하는 MZ세대를 붙잡을 만한 새로운 매력적인 카드를 만들지 못하며 그 인기는 맥주거품 꺼지듯 사그라 들고 있습니다. 제주맥주 만의 신선한 감성은 어느덧 식상함이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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