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매일 적어도 세 번 이상 국민들은 먹을거리에 대해 생각한다. 살기 위해 먹고, 먹기 위해 국민들은 땀흘려 일한다. 다수의 국민들이 먹을거리에 관련된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기도 한다. 그래서 국민들은 먹거리 뉴스에 무엇보다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진다.
푸드투데이는 2012년 한 해 동안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10대 식품 뉴스를 선정해 국민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함께 자리해온 음식 이야기를 짚어봤다.
(7) 농협, 골목상권 죽이기·임직원 배불리기
농협이 올들어 유통규제법을 비껴가면서 농산물 유통·판매에 공세적인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골목상권 전통시장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농협은 또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설립됐지만 농민 지원은 뒷전인 채 농협 임직원 배불리기에만 전념한 방만경영으 로 여러 차례 거센 비난을 받았다.
▶ (주)농협식품·판매농협, 골목상권 목조르기 우려
농협중앙회는 지난 3월말 식품사업을 기존의 지도·지원 중심에서 사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며, 2013년 중 가칭 (주)농협식품을 설립해 조합 가공공장의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하고 고부가 농산물 가공사업 투자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지역농협이 생산한 가공식품 판매확대를 위한 전국 단위 영업망 구축, 효율적 식품마케팅을 위한 브랜드 전략 수립·추진, 식품연구소의 R&D 기능 확충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며, 쌀가공 등 핵심사업 분야에 대해서는 직영공장 건립도 계획 중에 있다.
12월초에는 농협의 최대 도시농협인 서울농협이 판매농협으로의 변신을 내세워 ‘농산물 꾸러미 배달사업’, ‘중소형 하나로마트’ 확장, ‘신토불이 창구’ 전문판매점 전환을 추진하고 심지어 학교급식과 식자재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같이 농협이 농산물 유통·판매에 공세적인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고사 위기에 내몰린 골목상권 전통시장은 안중에도 없고 최소한의 상생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처사라는 비난도 거세졌다.
▶ 농협 특혜, ‘유통규제법’에서도 제외
농협하나로마트는 기존 유통법에 이어 국회 통과를 앞둔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안’(이하 유통규제법)에서도, 농수산물 매출이 55% 이상이면 영업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특혜를 받았다.
중소상인들은 농협하나로마트에 대해서도 다른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의무휴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농민들의 판로가 막힌다는 논리로 유통 규제를 빠져나가고 있다. 전통시장, 골목 슈퍼, 농산물 공판장 등에서도 농산물을 취급하는 점을 감안하면, 농민들의 판로가 막힌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농협하나로마트는 올들어 8월까지 전체 매출 8143억400만원, 매출이익률 14.1%로 매출이익 115억원을 기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농협유통을 유통대기업으로 간주하고 농협하나로마트도 기업형슈퍼마켓(SSM)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농협식 SSM이 유통규제법에서 벗어나 곳곳에 들어서면, 안 그래도 골목상권이 죽어가고 있는 마당에 기존 중소상인이나 재래상인은 전멸할 것이라는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 농협중앙회, 임직원 배불리기 잔치
직원들의 성과급을 삭감하며 허리띠를 졸라맨다던 농협은 지난 3월 신경분리 후 임원 수를 기존 53명에서 104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이중 이명박 대통령 대선캠프나 전직 고위관료 출신이 20명 이상 포함돼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작년 농가소득은 3015만원, 농가부채는 2603만원인데, 농협 임직원 평균 연봉은 7000만원을 넘었고, 연봉 1억원 이상 직원도 작년 2334명으로 전체 직원의 12.2%에 달했다. 3급 팀장만 되면 평균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농협은 비상임이사에게 연간 활동비 6000만원, 해외연수비 2000만원, 회의참가비 600만원 등 8000만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다. 비상임이사 30명중 24명은 조합장을 겸하는 점을 고려할 때 억대가 넘는 연봉을 챙긴 셈이다.
▶ 농협 임직원 자녀 학자금 1284억원 vs. 농민 자녀 장학금 176억원
최근 5년간 농협 임직원 자녀에게 지원한 학자금은 1284억원이었는데, 같은 기간 농협이 농민 자녀에게 지원한 장학금은 201명에 176억원에 불과했다.
또 농산물 수출을 위한다는 농협중앙회의 해외사무소는 실제로는 직원들의 연수센터로 운영됐고, 해외연수 직원의 자녀들 유학자금으로도 30억원을 지원해 물의를 빚었다. 심지어 자녀들의 입학금과 수업료는 물론이고 냉·온난방비, 안전회비 등을 학자금으로 지급하고, 연수 직원이 해외 근무기간이 종료되어 국내에 귀임한 이후에도, 자녀의 장학금 전액을 미리 신청하여 송금 받는 등 학자금을 부당사용하고 있었다.
반면 농협중앙회가 우리 조합원 농민 자녀들의 유학 자금을 지원한 실적은 전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