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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오비맥주 입찰 '버티기'

롯데가 오비맥주 인수대금이 '비싸다'는 이유로 끝까지 '버티기' 전술을 펴고 있어 오비맥주의 최종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0일 "오비맥주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이는 앞서 지난 14일 롯데그룹 고위관계자가 오비맥주의 적정 인수금액에 대해 "2조원을 넘으면 곤란하지 않겠느냐"며 오비맥주 최대주주인 AB인베브사가 제시한 2조5000억~3조원의 매각 대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로 미뤄볼 때 롯데그룹은 오비맥주의 인수대금에 대해 불만을 품고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마감된 오비맥주 본입찰에는 콜버그그라비츠로버츠(KKR)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 MBK파트너스 등 국내외 3개 사모투자펀드(PEF)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비맥주 인수전은 표면적으로는 롯데를 제외한 사모펀드들의 3파전 양상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업계는 전하고 있다.

롯데가 맥주사업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오비맥주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앞서 지난달부터 AB인베브 측과 수차례 가격협상을 벌였으나 현격한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차선책으로 "맥주회사를 신설하겠다"는 방침을 언론에 흘려왔다.

이 같은 깜짝 카드는 AB인베브를 압박하기 위한 '최후 통첩'의 성격이 짙어 결국에는 AB인베브 측의 굴복을 받아내기 위한 강공책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본입찰에도 참여하지 않고 겉으로는 오비맥주 인수에 '관심이 없는 척' 하고 있지만, 인수대금을 두고 물밑 작업을 끊임없이 벌이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일단 본입찰에서 롯데가 빠짐에 따라 사모펀드들의 각축이 가열되고 있는 분위기이지만, 롯데와 AB인베브 사이에 물밑 협상이 진전될 경우 롯데의 막판 뒤집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오비맥주의 최종 향방은 아직도 '안갯속'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