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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전문의는 '귀하신 몸'

식약청장, 직위는 '넘버 원'이지만 급여는 '넘버 쓰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윤여표 식약청장의 연봉은 차관급 급여를 적용해 9300만원선인 반면 식약청에 근무하는 전문의 2명은 지난해말 연봉 9600만원에 식약청과 계약을 체결했다.

정부부처의 수장이 직원보다 적은 급여를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통한다.

윤여표 식약청장은 최근 잇따라 개최한 업계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에서 장난기가 섞인 푸념조로 "계약직 의사들이 청장보다 연봉을 더 많이 받는다"며 식약청의 달라진 면모를 과시했다.

청장이 "나보다 연봉이 많다"고 말한 이들은 식약청이 임상시험 관련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채용한 현직 전문의들이다.

식약청 내부에서도 직원이 청장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는 데 대해 이견이 있었지만 전문의 자격에 맞는 처우를 하지 않으면 채용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유례 없이 높은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가 너무 부족하다는 외부의 지적이 제기될 때마다 식약청은 "의사들이 식약청 급여조건에 만족하지 않아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지 뽑으려고 하지 않는 게 아니다"고 해명하곤 했다.

식약청은 지난해 고심 끝에 "청장보다 높은 급여"를 제시하고 4명의 전문의를 채용할 수 있었다.

4명의 전문의 중 주 5일 근무하는 2인은 월 800만원을 받아 식약청장의 연봉을 약간 상회하게 됐다고 식약청은 설명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가족수당을 합치면 청장님과 계약직 임상전문의의 연봉은 비슷하지만 실수령액으로 보면 계약직 전문의들이 조금 더 많을 것"이라면서 "올해 전문의 채용에서는 청장님보다는 낮은 급여조건을 제시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지만 지원자가 없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