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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탕기 위생, 감독 당국 “나몰라”

건강원 등에서 사용하는 약탕기와 포장기에 공업용펌프와 호스가 사용되고 있어 제품에 환경호르몬과 미생물 등의 검출우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위생점검기관인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손을 놓고 있어 위생사각지대로 남아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본보 7월 2, 10일 보도>

본지가 시중에서 운영되고 있는 건강원과 한의원의 약탕기와 포장기의 위생점검에 대해 취재한 결과 공업용펌프와 호스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약탕기와 포장기를 연결하는 배관은 내용물을 알 수 없는 이물질로 오염돼 있었다.

이물질은 약재를 달인 물이 호스를 통해서 이동하는 과정 중에 높은 점도로 인해 내벽에 눌러 붙은 것이다.

약탕기제조업체 등에 따르면 약탕기에서 추출된 약재 등은 포장기로 이송하는 과정 중에 공업용호스와 솔밸브, 공업용 순환펌프 등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기존 내벽에 붙어있던 약재 등이 혼합될 수 있고, 사용이 끝난 이후에도 약재가 주입구에 잔류해 부패 및 오염된 상태로 남아있는 것. 이것을 재 가동시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함유될 가능성이 높다.

약탕기 관련 업체 사장은 “물 나오는 주입구가 꺽여져 있어 청소가 안되고, 이렇다보니 이물질이 많이 낀다”면서 “사용을 안 할 때는 그곳에 곰팡이가 생긴다”고 밝혔다.

한국추출가공업중앙회 간부는 “포장기에서 호스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한번 꺽이는 부분이 있는데 모든 기계가 다 그렇게 돼 있다”면서 “우리나라 수도관이건 이건 모든 기계가 다 파이프아 호스로 안 돼 있는 곳이 어디 있느냐”며 기계적 결함으로만 치부했다.

서울에 소재한 한 건강원 사장은 “호스가 기계 내부에 있어 평상시에는 확인이 불가능 하다”며 “기계를 청소하고 교체한 호스를 확인 해보니 정체모를 내용물이 가득차 있었다. 이런 것을 손님이 보면 아마 건강원을 찾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열로 인해 공업용호스 등으로 의해 다이옥신 등 환경오염 등에 노출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에서는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등 국민 건강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다.

관할 한 담당공무원은 “공무원 1명이 다 점검할 수 없어 영업장 스스로 점검을 하게끔 점검표를 나눠줘 자율점검제로 점검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위생이 이처럼 심각하다니 구청에서 직접 위생점검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건강원 등의 위생점검 상황이 이렇자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위생점검 대책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식약청은 본지 보도가 나간 이후 인 지난 7월 22일부터 한의원과 건강원 등에서 한약재나 보양식품을 추출하는 약탕기의 위생상태 실태조사에 나섰다.

식약청은 각 시도에 위생관리 강화 및 실태조사 협조를 요청하고 해당 협회를 통한 추출가공업소 자율지도원 지도.계몽 및 홍보를 요청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관련 협회 등에 관리지침 점검을 시달하고 이행여부에 대해 전국에서 일제히 위생관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약탕기 및 포장기 사용 장소는 전국 한방병원, 한의원, 건강원, 건강기능식품제조 및 판매, 농가 등 5만2000여 곳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