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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과 장례식의 변화

결혼식과 장례식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참석하게 되는 행사이다. 많은 것이 빠르게 바뀌어가는 세상에서 결혼식과 장례식의 풍속만은 잘 바뀌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부조금 제도는 조금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장례식은 대부분 예측하고 준비하기가 쉽지 않아서 갑자기 돈을 마련해야할 수도 있어 부조금을 받는 것이 장례를 치르는데 도움이 될 것이므로 이해하기로 하자.

하지만 결혼식이야 미리 준비할 수도 있고 그 규모 또한 자신들의 능력에 따라 재단할 수 있는 것이니 굳이 남의 돈을 받을 이유가 없다.

경제적으로 풍부한 능력이 있는데도 부조금을 받는 것은 옳아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 경조사에 부조를 많이 했으니 우리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라면 아예 안주고 안받는 것이 낫지 않을까.

결혼식을 통해 한 몫을 잡을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좋아할 지 모르겠다. 은퇴직전의 많은 사람들이 자녀들의 결혼식을 치를 때까지만이라도 그 자리를 지키길 바라는 것을 본다. 조촐한 결혼식을 치를 생각을 한다면 굳이 구차한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터인데 안타까운 일이다.

결혼식은 평소에 신랑신부를 잘 아는 사람들이 축하해주고 기뻐해주기 위해 결혼식 현장에 있어줘야 한다. 결혼식장을 텅텅 비워 놓고 손님들은 거의 모두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고 있는 결혼풍속 같은 것은 차라리 없어지는 것이 낫다. 결혼식의 절차도 그렇다. 신랑신부가 주인이 되어 처음 밟아야 할 카펫을 양가의 어머니들이 먼저 밟고 들어가 촛불을 켜는 행위는 우스운 것이다. 굳이 양가 모친들이 촛불을 켜야 한다면 어차피 앞자리에 앉아 있을 터이니 그대로 나가서 촛불을 켜면 될 것이다.

무엇보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랑신부이므로 부모들마저도 축하객의 일원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실정은 어떤가. 양가에서 결혼식을 주도하고 신랑신부는 그날의 연기자 같은 역할을 하지 않는가. 다 키워놓은 자식의 결혼식을 위해 부모가 과도한 지출을 하게 만드는 과거의 풍습은 바뀌어야 마땅하다.

이제 부모도 퇴직 후 남은 세월이 길고 쓸 돈이 많기 때문에 자식의 결혼식에 과도한 지출을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특히 인터넷 기술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높은 효율성으로 부모보다 상대적으로 수입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터에 신랑신부가 스스로 돈을 모아 자기들의 능력 범위 내에서 조촐하면서 경건한 결혼식을 하는 것이 더 의미 깊은 행사가 될 것이다.

많은 신혼부부가 외국으로 신혼여행을 가는 것도 마냥 좋다고만 할 수 없다. 이들은 결혼식을 위해 1주일 정도 얻은 결혼식 휴가에 시간을 쪼개서 예식을 마친 뒤 비행기에 앉는다. 젊은 나이에 외국은 가본적도 없고 언어도 안 통하고 호텔내의 모든 것이 서툴러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가뜩이나 결혼준비로 지친 심신이 익숙지 않은 해외여행으로 일생에 가장 소중한 신혼여행을 망치게 만든다.

신혼여행 때 해외로 나가는 것보다 결혼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심신의 여유가 생기고 경제적인 여력이 있는 때 편안하게 해외여행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따라서 국내에 마땅한 대안을 개발하여야 한다. 제주도에서 찍은 천편일률적인 신혼여행 부부의 사진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국내 신혼여행지 개발에 소홀했는지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도 여러 곳에 로맨틱한 신혼여행지를 개발하고 젊은 부부가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야 한다.

장례식은 이제 3일장이 굳어진 것 같다. 사정이 여의치 않더라도 5일장을 고집하지 않고 4일장으로 하는 것도 흉이 되지 않는다. 많이 간소화 된 것은 정부의 공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단지 시신을 씻기고 염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 것 같다. 살아서도 샤워하는 모습을 남에게 보이기 싫어하는데 죽은 후에 자신의 나신을 여러 사람에게 보이는 것은 누구나 원치 않을 것이다. 그런 것은 전문가들이 하고 난 뒤 얼굴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화장이 점차 많아지는데 화장 후의 뼈의 수습과 쇄골이나 분골하는 모습을 굳이 보이려고 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유족대표만 본다던가 유족이 보지 않더라도 성실히 해주도록 잘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와 같은 것들은 사소한 것 같지만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이제부터라도 바꿔 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