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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2주 남았다”…중동發 나프타 쇼크에 식품업계 셧다운 위기

비닐·PET·캔 원료 고갈 임박…생산·출하 차질 현실화
13개 단체 긴급 건의…우선공급·세제지원 등 정책 대응 촉구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중동 사태 장기화의 후폭풍이 국내 식품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되며 국민 식탁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 국제 유가와 환율 변동성 확대되는 가운데 나프타 공급 부족에 따른 ‘포장재 대란’이 현실화되면서 식품 제조업과 외식업 현장이 생산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식품산업협회(회장 박진선)를 비롯한 13개 주요 식품·외식 단체는 지난 7일 중동 사태로 촉발된 수급 위기 대응을 위해 '정책 공동건의서’를 정부에 긴급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일부 품목의 포장재 재고가 2주 내외에 불과하다"며 "대규모 출하 차질과 영업 중단이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업계가 가장 심각하게 보는 지점은 식품의 ‘외피’ 역할을 하는 포장재 공급망 붕괴다.

 

나프타 수급 차질로 비닐, 연포장 필름, PET 용기, 캔 등 핵심 포장재의 원료 확보가 한계에 도달하면서 생산 자체가 멈출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제품 보호용 필름과 음료 라벨지, 배달용기 등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포장재가 없으면 완제품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현재 상황은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식량 공급 체계를 흔드는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식품·외식업계는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3중고’ 속에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2025년 기준 업계 영업이익률은 3%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물가 안정을 이유로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버텨온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동발 리스크는 에너지·원료·포장재를 동시에 압박하며 ‘제조원가 쇼크’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카타르발 LNG 공급 불안은 스팀 생산 연료비 급등으로 이어지고, 비료 원료인 요소 수급 불안은 전부당, 옥수수, 대두 등 기초 원료 가격 상승을 자극하며 비용 상승 압력을 확대시키고 있다.

 

식품·외식업계는 이번 사태를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정부에 총 4대 핵심 대응책을 공식 건의했다.

 

먼저, 식품 생산에 필수적인 포장재 원료 확보를 위해 나프타 등 핵심 원료 물량에 대한 ‘우선 공급권’ 부여를 요구했다. 업계는 식품이 국민 생존과 직결된 필수재인 만큼, 포장재 원료의 일정 물량을 식품·외식 산업에 우선 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원가 상승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적 보완 장치 마련도 촉구했다. 업계는 ‘납품대금 연동제’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물가 안정 기조 속에서 가격 전가가 어려운 산업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소 포장재 업체를 대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분에 대한 한시적 보조금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현행 면세농산물 등에 적용되는 의제매입세액 공제특례의 공제율을 기존 2/102에서 8/108로 상향하고, 공제 한도율도 50%에서 60~70%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세제 지원 강화를 통해 비용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수급 불안 상황을 반영한 규제 탄력 운영도 요구했다. 수입선 다변화로 인한 원산지 변경 시 기존 포장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소 6개월 이상의 표시 단속 유예를 요청했으며, 라벨 수급이 어려운 경우 생수와 같이 음료 제품에도 병뚜껑(QR코드) 표시를 허용하는 등 표시 방식 다양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울러 원료 및 포장재 수급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규 식품 표시 규제 도입 시 현장 혼선이 불가피하다며, 시행 시기 조정과 충분한 유예기간 부여 등 정책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업계는 행정절차 ‘패스트트랙’ 도입을 건의했다. 원료 수급 문제로 인한 위탁생산(OEM) 변경이나 레시피 수정 시 필요한 ‘품목제조보고’ 및 변경 허가 절차를 즉시 처리할 수 있도록 행정 간소화를 요청했다.

 

또한 식품용 포장재와 긴급 원부재료에 대해 24시간 특별통관 및 우선 심사 체계를 적용해 공급 지연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은 "식품 산업은 국민 생존과 직결된 핵심 민생 산업”이라며, “현재 상황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식품 공급망 전반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이어 “안정적인 식품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적시에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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