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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체중 환자에 ‘나비약’ 5만정”…식욕억제제 불법 처방 적발

7년간 907회 처방·진료 없이 발급까지…마약류 오남용 첫 형사조치 사례
식약처 빅데이터로 적발…4주·3개월 기준 무시한 장기·중복 처방 드러나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비만이 아닌 정상 체중 환자들에게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장기간·반복 처방한 의사가 검찰에 넘겨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경기 용인시 소재 가정의학과의원에서 비만이 아닌 환자 24명에게 마약류인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성분의 식욕억제제를 치료 목적에 벗어나 과다·중복처방하거나 진료 없이 처방한 의사 A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25년 9월 마약류 전담 수사팀을 구성한 후 의료진의 마약류 불법 처방에 대해 형사 조치한 첫 사례로, 식약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의사 A씨가 식욕억제제를 장기간 처방한 정황을 확인하고, 의사 등 외부전문가의 의학적 타당성 검토를 거친 결과 오남용이 의심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진행하게 됐다.

 

의사 A씨가 정상 체중 수준의 환자들에게 식욕억제제를 장기간 반복 처방한 사실이 수사 결과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월 29일부터 2026년 1월 24일까지 약 7년에 걸쳐 체질량지수(BMI)가 20 내외로 비만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 24명에게 치료 목적이 아닌 식욕억제제를 처방했다. 처방 횟수는 총 907회, 처방된 약물은 5만2841정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욕억제제는 일반적으로 비만 치료 보조요법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허가사항에 따르면 체질량지수 30kg/㎡ 이상이거나, 고혈압·당뇨병 등 위험요인을 동반한 경우에 한해 27kg/㎡ 이상인 외인성 비만 환자에게 단기간 투여하도록 규정돼 있다.

 

특히, 의사 A씨는 비만이 아닌 환자가 식욕억제제를 계속 요구한다는 이유로 147개월 동안 식욕억제제 17,363정을 과다하게 장기간 처방했다. 또한, 직접 진료 없이 접수대에서 바로 마약류인 식욕억제제 처방전을 발급하거나 처방된 기간보다 조기에 방문한 환자에게 중복처방하는 등 중독성 있는 마약류를 불법 처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욕억제제는 '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 안전사용 기준'(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라 4주 이내로 처방해야 하며, 총 처방기간은 3개월을 넘지 않도록 돼 있고,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참고로,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는 식욕억제제(펜터민 등)는 의존성, 금단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심혈관계 이상(두근거림, 고혈압, 폐동맥고혈압), 정신신경계 이상(불안, 불면, 우울증, 중독)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치료 목적이 아닌 경우 의사도 처방이 제한된 향정신성 의약품이다.

 

아울러, 이번 수사 과정에서 중독이 의심되는 투약자 24명에게 식약처 산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운영하는 ‘1342용기한걸음센터(24시간 마약류 전화·문자 상담센터)’ 이용을 권유해 재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식욕억제제, ADHD 치료제,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의 치료 목적 외 불법 처방·사용 행위를 적극 관리하고 불법 마약류 사용을 엄정하게 수사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