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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무늬만 무상급식'...학부모들 반발

전북도교육청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무상급식을 추진하면서 초등의 경우 한 끼에 1800원, 중학교는 2500원을 지원하고 이를 넘어서는 급식비 추가분에 대해서는 학부모에게 부담시킨다는 방침이어서 '무늬만 무상급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도 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예산 50%, 도비와 시.군비 각각 25%씩의 부담으로 내년부터 도내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하기로 하고 학생 1인 한 끼에 1800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학생에게는 자치단체의 예산지원과 상관없이 도교육청이 1인당 2500원을 기준으로 50%인 1250원씩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급식 지원비는 실제 일선학교의 한 끼당 식사비에 크게 못 미쳐 초과분은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형편이다.

실제로 도내 초등학교 평균 급식비는 1859원이며, 학교 수 기준으로는 413개 초등학교 중 98개 학교가 1800원 이상의 급식비를 받고 있다.

전주시내 한 학부모는 "물가와 급식 재료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도교육청이 정한 급식 지원비로는 현 수준의 급식 질을 맞출 수 없다"며 "한 끼당 1800원을 고수하지 말고 현재의 급식비 수준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도교육청이 부족한 급식비를 학부모에게 부담시키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학부모들이 모자란 급식비를 충당한다면 그게 무슨 무상급식이냐"고 반발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생의 급식비를 올려주고 싶지만, 자치단체의 부담이 커지고, 이럴 경우 중학교 무상급식에도 차질이 우려돼 정부의 결식아동 지원단가를 기준으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교육청의 올해 급식관련 예산은 인건비 103억원, 저소득층 공휴일 급식비 82억원, 급식시설 및 기구 현대화사업 226억원 등 모두 697억원이며, 여기에 내년부터 실시할 초·중학교 무상급식 지원비 273억원을 합하면 연간 970억원에 달한다.

이는 도교육청의 연간 예산중 인건비 등을 뺀 가용재원 4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에 달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