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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미식품 충북 진출..대전 장류산업 흔들

대전의 대표적 향토기업인 진미식품의 충북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장류(醬類)산업은 물론 지역경제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4일 지역 제조업계에 따르면 진미식품(회장 송인섭)은 지난해부터 160억5000만원을 들여 충북 괴산군 괴산읍 대덕리 4만3640㎡의 터에 건축면적 8450㎡ 규모로 제2공장을 신축중이다.

충북도와 괴산군으로부터 130억여원을 지원받아 건립중인 제2공장은 오는 11월 중순 완공 예정으로 시험가동 등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인 제품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진미식품은 또 지역주민 200여명을 채용하고 오는 2017년까지 6년간 275억원을 추가로 투입키로 했다.

지난 1948년 대전에서 설립돼 3대가 가업을 잇고있는 중견업체인 진미식품이 충북 진출을 결정한 데는 충북도와 괴산군의 파격적인 지원에다 괴산고추 등 원재료 수급 등이 용이하다는 자체 판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전지역의 양대 장류업체였던 삼원식품이 대기업에 인수합병된 데 이어 진미식품마저 충북으로 진출하면서 지역 장류산업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973년 대전에 설립됐던 삼원식품은 2000년 '해찬들'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대표적인 장류 전문기업으로 성장했으나 대기업의 장류산업 진출 규제가 풀리면서 지난 2006년 9월 CJ에 인수합병(M&A)됐다.

또한 이들 장류업체의 인수합병과 공장이전 등은 가뜩이나 취약한 대전지역의 제조업 기반을 흔드는 것은 물론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지방세수 및 고용 감소 등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특히 진미식품은 송인섭 회장이 지난 2006년부터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있는 상황에서 기업논리로 공장 이전을 결정한 것도 뒷말을 남기고 있다.

지역 상공업계 한 관계자는 "삼원식품이 CJ에 인수된 이후 상공업계 등 지역과는 일체 교류가 없는 상황"이라며 "경영측면의 기업 입장도 이해하지만 지역 상공업계의 수장이 속한 기업이 충북에 공장을 설립하려는 것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진미식품의 경우 제1공장은 대전에 잔류하지만, 본사와 공장이 대전 서남부권 2,3단계 개발구역에 포함돼 있어 대전, 충남에서 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다른 지역으로 추가 이전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진미식품은 충북 공장 설립에 앞서 대전지역에서 부지를 찾았으나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인근의 충남 논산 등도 이전 대상에 올랐지만 지원 혜택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진미식품의 한 고위간부는 "서남부권 개발계획으로 공장 신.증축이 불가능해 여러 곳에서 공장 부지를 물색하던 중 충북 괴산에서 파격적인 지원이 있었다"며 "본사와 제1공장은 대전에 그대로 남아있어 지역경제에는 위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미식품은 대전 본사 및 제조공장에서 120여명의 종업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간 36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