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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등 오송단지 이전 이사비만 324억원

식품의약품안전청, 질병관리본부 등 6개 기관의 오송생명과학단지 이전은 그 규모나 특성으로 봐 공공기관 지방이전 역사상 최초이자 최대 역사로 기록될만 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질병관리본부 등이 위치한 서울 불광동에서 150㎞ 떨어진 충북 청원군 강외면 오송단지로 이주하는 작업은 비용만 324억원에 2개월여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파악된다.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전기간을 최대한 단축한 것이 이 정도다.

이전 대상은 6개 기관의 정규직과 계약직을 합쳐 2200여명의 인원에 사무용집기, 실험장비, 실험동물 등을 합쳐 5t트럭 1800대 분량에 달한다. 이 정도 이사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국내 이사업체도 2곳에 불과하다.

특히 식약청와 질병관리본부가 보유한 특수장비나 고위험병원체 등을 이전하는데는 극도로 엄격하고 까다로운 작업이 필요하다.

액체크로마토그래피, 이산화탄소배양기, 유전자증폭기 등 1300여대에 달하는 유해물질 실험분석 장비는 이동 중 비포장도로나 과속 방지턱으로 인한 진동이 적재함에 전달되지 않도록 특수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된 무진동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또 파상풍 독소 등 위험병원체는 영하 70도 이하의 일정한 저온을 유지한 채 냉동·냉장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현재 생육 중인 쥐, 원숭이 등 1만여마리의 실험동물은 이주를 앞두고 번식이 제한되고 있다. 이전할 동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형질 전환동물 등 특별한 질환을 연구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을 통해 개발된 동물은 수정란 형태로 이송시키되 차량 내부를 사육환경과 유사하게 조성해야 하는 등 세심한 취급과정이 필요하다.

이전에 따른 인력 이탈도 큰 문제다.

최근 이전대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직 여부를 조사한 결과 11%인 226명이 생활환경의 변화를 감당치 못하고 퇴직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조사 및 연구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직 직원이 24%에 달했다.

당국은 이에 따라 퇴직 인원을 조기 채용해 배치토록 하고 충청권 55개 대학 및 대학원을 대상으로 인력채용 합동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오송 인근 지역의 우수인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한시적으로 서울과 오송 청사를 동시 운영키로 하는 등 이전 기간에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는 내용도 이주계획에 들어있다. 이전 이후 1주일 내 업무를 개시하는 것이 목표다.

갑작스럽게 생활 및 직장 환경이 바뀌는 국책기관 직원들의 생활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우수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아파트, 원룸, 오피스텔 등 5000여가구를 감당할 주택이 공급되고 오는 11월께 서울을 45분만에 오가는 KTX 오송역이 들어서는 등 주거 및 교통, 교육, 편의시설이 갖춰지게 된다.

주변에 860명 정원의 유치원, 초. 중학교가 들어설 예정이며 이전 직원 자녀들의 보육을 맡게 될 어린이집은 최첨단, 최고의 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는 10월까지 신축공사를 마치고 11∼12월 이전작업을 거쳐 내년 3월까지는 모든 업무환경을 안정화할 계획"이라며 "내년 3월께는 서울 청사도 정리작업을 마치고 소유주인 서울시에 반환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