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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배추농가 때아닌 '특수'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정 주부들의 마음은 무겁지만 산지 농민들은 수입이 크게 늘어 예상치 못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7일 충남 서산시에 따르면 요즘 출하되는 서산 황토배추는 대형마트에서 포기당 55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일명 '밭떼기'라고 불리는 포전매매도 500㎡의 비닐하우스 1동이 예년에는 80만~100만원에 거래됐으나 요즘은 400만~500만원으로 5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서산시 해미면 억대리와 전천리, 기지리, 반양리 일대 400여동 27.5㏊의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요즘 서산황토배추가 푸릇푸릇한 봄기운을 맘껏 뽐내고 있다.

이 지역에서 출하되는 배추는 황토밭에서 자연퇴비와 지하수를 이용해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키워 일반배추보다 속이 더 단단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는 것이 농민들의 설명이다.

겨우내 계속된 폭설과 최근에 내린 많은 비, 고르지 못한 일기까지 가세해 다른 지방 시설채소의 생육이 좋지 못해 서산 황토배추는 말 그대로 '금(金)배추'로 불릴 정도라는 것.

시 관계자는 "농협을 통한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로 중간마진을 없애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들쭉날쭉한 농산물 가격 추이를 감안해 재배작물 다각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곳 농민들 대부분은 일부 하우스에는 배추를, 다른 하우스에는 감자를, 또 다른 하우스에는 쑥갓과 상추를 심는 등 농산물 가격폭락에 대비하고 있다.

해미면 억대리 이장 구본웅(60)씨는 "주민들의 열정과 노하우, 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품질 좋은 무공해 시설채소를 생산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면서 "평생 배추농사를 지었지만 요즘처럼 배추 값이 좋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