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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도 식중독에 취약

당국 “보존.유통과정 발생 가능성 높아”
OEM생산 중소업체 HACCP 인증 확대 시급


최근 집단급식소 등에서 봄철 식중독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가공식품에서도 식중독균이 연거푸 검출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제조공정상 가공식품에서는 대체로 식중독균이 발생하는 비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1일까지 일주일 사이에 영유아 곡류조제식과 냉동수산가공식품 등에서 잇달아 식중독균이 검출됐다.

이번에 식중독균이 검출된 제품은 일동후디스에서 제조한 ‘후디스 유기농아기밀 12개월부터’와 동원산업에서 판매하는 ‘참치통살스테이크(데리야키맛, 해천에프엔씨 제조)’로 각각 바실러스 세레우스균과 대장균 등 식중독을 유발하는 원인균이 검출됐다.

특히 이들 제품은 잘 알려진 대기업에서 제조 및 판매하는 유명제품으로 소비자들이 일반 유통매장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소비 식품이기 때문에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현재까지 가공식품에 대한 식중독 예방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은 식품공전에 따라 제조되므로 생산과정 보다는 보존 및 유통과정에서 식중독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인 수거검사를 통해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게 식약청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식약청 식중독예방관리팀 관계자는 “가공식품은 살균처리해서 나오는 제품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식중독균이 발생할 수 없고, 만약 검출된다면 행정처분의 대상이 된다”며 “가공식품에 대해서는 지방 식약청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므로 현재는 집단급식소 등 접객업소를 대상으로 중점적으로 식중독예방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 업체 측에서도 자사 제품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된 사실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식중독이 검출된 제품에 대해 자체장비로 검사한 결과 식약청의 조사와는 달리 식중독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 업체의 공통된 주장이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홈플러스에서 유통된 문제의 제품들을 수거해 검사를 실시해 봤지만,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한 제품을 제외하곤 다른 제품에서는 전혀 대장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유통과정 중 어느 한 제품에 공기가 들어가 대장균이 검출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일동후디스 측도 자체장비로 자사 제품에 대해 식중독균 검사를 실시한 결과 식약청 발표와는 달리 식중독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식약청의 조사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한편, 대장균이 검출된 동원산업의 ‘참치통살스테이크’를 OEM방식으로 제조한 해천에프엔씨가 아직 HACCP 인증을 받지 못한 업체인 것으로 밝혀져 중소 식품업체에 대한 위생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에서 OEM 방식으로 중소식품업체에게 제품생산을 맡기는 경우는 많지만, 소규모 중소업체들은 시설투자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현재까지 HACCP 인증을 받지 못한 업체가 많기 때문에 향후에도 식품안전을 보장받기 어렵다.

이에 대해 동원산업 관계자는 “해천에프엔씨는 오는 2010년까지 HACCP 인증을 추진 중에 있다”며 “동원산업에서는 다른 협력 중소업체들도 2010년까지 HACCP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