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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 맛보세요"..美CBS 한식 촬영

6일 오전 10시, 서울 광진구에 있는 쉐라톤워커힐 호텔의 한식당인 '온달'.

구절판.신선로.오방색 도미찜.육회.갈비구이.갈비찜.인삼 오색전.비빔밥.냉채.밥과 국 등 한식이 한 상 차려졌다.

미국 CBS 촬영팀을 이끌고 방한한 재미동포 진수 테리(53.여) 씨와 이 식당의 조리장인 이재옥(54) 씨가 한국말로 이야기하며 재미있게 음식을 소개했다.

진수 테리 씨는 미국 CBS와 한국의 농림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를 설득해 '한식 세계화'에 나섰다.

이날 촬영의 포인트는 한식은 눈으로, 입으로 즐기는 재미있고, 맛있는 음식이며 품격이 있어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음식이라는 것이다. 이 조리장은 음식 하나하나의 맛과 조리과정, 음식에 깃든 사연 등을 설명했다.

비토리오 로세스 슈터 CBS 총 매니저와 폴 데이비드 블리스 감독, 재미동포 홍철수 감독 등 6명의 제작진은 '원더풀'을 연발하며 한식의 멋과 맛에 푹 빠졌다.

블리스 감독은 "음식의 색깔이 매우 아름답고 예술적이며 맛은 환상적"이라며 "미국의 시청들에게 한식의 모든 것을 전해주겠다"고 말했다.

진수 테리 씨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운(Fun), 건강에 좋은, 서로 나누고 베푸는, 음양에 맞는 독특한 조리법 등 한식의 모든 것을 60초 분량의 영상에 담아 미국 시청자에게 전달할 것"이라며 "특히 한식은 중국과 일본의 음식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상은 내달 18일부터 40일간 총 120회에 걸쳐 뉴스 전과 후, 스포츠 중계 전과 후 등 황금시간대에 북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방영된다. 상업적인 광고가 아니라 현장밀착 취재를 통한 교육·홍보 즉 '비넷트'(Vignettes) 영상으로 제작된다. CBS 측은 연내에 한국 음식과 관련한 30분 분량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보낼 계획이다.

진수 테리 씨는 "시청자가 광고처럼 느끼지 않고 교육과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채택해 미국인에게 자연스럽게 한식을 알리는 것"이라며 "한국 음식의 전문가와 권위자를 등장시켜 왜 맛있고 왜 건강에 좋은지 등을 단시간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BS 제작진은 이날 오후 삼청각으로 이동해 한국 전통과 한식당의 분위기를 영상으로 옮겼다. 7일에는 CJ를 방문해 김진수 사장을 인터뷰하고 이 회사의 한식과 관련된 제품을 취재한다. CJ는 35초 분량의 영상을 따로 제작해 CBS를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 8일에는 을지로에 있는 백병원의 강재헌 교수를 만나 한식의 과학적 효능 등에 관해 인터뷰하고, 9일 출국한다.

앞서 4일 명동과 서울 시내에서 발전하는 서울을 앵글에 담았고, 5일에는 덕수궁 근처의 '소반 카페'에서 퓨전 한식을, 서울 역사박물관 1층의 '콩두' 레스토랑에서 된장을 이용한 한식을 각각 촬영했다.

진수 테리 씨는 "일본의 '미소'나 '스시'는 미국인의 단어가 됐다"며 "한식을 대표하는 '반찬', '된장', '김치', '두부' 등의 음식을 그들에게 알리려고 일부러 한국말로 발음하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부산대 대학원에서 섬유공학을 전공하고 1985년 샌프란시스코에 이민한 진수 테리 씨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펀 경영'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인 최초로 전미연설가협회(NSA)의 정회원 자격을 딴 그는 커뮤니케이션 훈련기관인 '라이노 비즈니스 클럽'을 창설해 현지 비즈니스맨에게 리더십과 대중연설 기법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어드밴스드 글로벌 커넥션즈'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