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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세계화, 겉치레만 요란" 지적

농식품부 등 4개부처로 업무 분산 '옥상옥'식 추진도 문제

우리나라의 자랑거리인 한식을 세계 5대 음식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아래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한식세계화’ 사업이 한식 이미지와 캐릭터 개발, CI 제작 등 겉으로 보이는 것만 치중하고 정작 한식의 원재료인 국산 식재료와 연계된 사업은 부족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월 열린 ‘한식세계화 사업 추진을 위한 공청회’에서 한식의 해외진출을 위해 한식 이미지와 캐릭터 개발, CI 제작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농수산물유통공사(aT)도 농식품부와 공동으로 현재 ‘한식세계화를 위한 음식문화 콘텐츠 스토리텔링 공모전’을 실시하는 등 한식세계화에 대한 홍보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한식세계화 홍보활동과는 달리 현재까지 정부차원에서의 국산 식재료와 연계된 한식세계화 사업은 눈에 띄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식세계화를 위한 전문가그룹과 홍보 행사에서도 식재료 부분은 빠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식세계화 활성화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운영될 예정인 ‘한식세계화 전문가 위원회’는 음식문화전문가와 식품영양전문가, 외식산업전문가 등은 참여할 예정이지만 식재료 전문가는 포함되지 않고 있으며, 오는 4월 7일 대대적으로 개최될 ‘한식세계화 심포지엄’에서도 식재료와 관계된 발표와 토론은 없다.

이에 대해 국내 식재료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식세계화가 추진된 지 2년이 다돼가지만 불고기를 영문으로 어떻게 써야 하나에 대한 논의만 분분할 뿐 식재료와 한식세계화를 어떻게 연계하느냐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없다”며 “한식이 세계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원재료인 국산 식재료에 대한 정부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 관계자는 “한식이 세계에서 다른 음식과 경쟁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맛’이 중요한 데, 그 ‘맛’은 식재료에서 나온다”며 “한식세계화를 위해 한국문화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식의 원천이 식재료인 만큼 이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식세계화가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농수산물유통공사(aT),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분산돼 추진되고 있어 통일적이고 집중적인 사업추진이 저해받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식세계화는 농식품부에서는 식품정책팀이,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는 한식세계화팀이, 농촌진흥청에서는 한식세계화연구단이 각각 추진하고 있으며, 문광부에서도 지난 11일 농식품부와 MOU를 체결하고 한식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측에서는 한식세계화에 대한 추진력 있는 정책이 나오기 위해서는 여러 군데에서 분산적으로 추진하는 것보다 통일된 추진본부에서 한식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