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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줄기세포 화장품 안전문제 방치

최근 '지방줄기세포 화장품' 출시가 잇따르는 가운데 바이러스 감염 등 안전성 검토가 미흡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피부과와 일부 바이오벤처 업체들이 인체 지방조직에서 얻은 세포를 원료로 한 '지방줄기세포 화장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현재 출시된 지방줄기세포 화장품은 지방흡입으로 얻은 조직에서 줄기세포가 포함된 세포혼합물을 분리한 후 체외에서 배양한 세포 그 자체 또는 세포의 배양액을 함유하고 있다.

지방줄기세포는 각종 세포성장인자를 분비하기 때문에 피부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고 재생한다는 것이 이들 제품을 개발한 업체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혈액이나 조직을 사용하는 제품은 B형.C형간염 바이러스 또는 에이즈바이러스(HIV) 등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 제공자에 대한 건강검진과 제조과정 중 병원체 제거작업이 필수적이다.

또 소 혈청과 효소 등 세포 조작 및 배양에 추가되는 각종 첨가물질이 알레르기를 유발하거나 인수공통 전염병을 전파할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유럽연합(EU) 소속 화장품 관련 위원회인 SCCP와 유럽화장품협회(COLIPA)는 안전성 우려와 윤리적 문제를 이유로 인체유래 물질을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도록 '배합금지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반면 국내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지방줄기세포 화장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안전성 문제는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화장품의 안전성 관리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식약청 내부에서도 규제를 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BT산업과 화장품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화장품에 들어가는 줄기세포 또는 그 배양액의 양이 매우 적어서 감염을 유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화장품 업계와 줄기세포 분야 전문가들은 "화장품의 경우 안전성이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상위권 화장품 업체 연구소 관계자는 "다른 사람의 지방세포 또는 지방줄기세포는 안전성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세계 유명 화장품 기업에서도 섣불리 상용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국내 대형 화장품 업체가 '식물 줄기세포'를 이용한 화장품을 개발한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업체가 원료와 공정의 안정성을 입증하는 과정을 거친 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

생물학의약품 제조기업의 한 연구원은 "줄기세포 화장품을 무조건 금지하라는 것이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도록 최소한의 입증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