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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주류업계 짝퉁주류 퇴출 선언

송년회 등 잦은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에 앞서 주류업계와 국세청이 가짜 양주 근절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주류업계와 국세청에 따르면 그동안 계속되는 단속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고 있는 가짜 양주 근절과 유통시스템 투명화를 위해 첨단 위·변조 방지 장치를 도입하고 불법 가짜 양주 차단에 돌입했다.

DNA라벨·체커 등 도입 근절 노력
국세청, 전자태그로 원천봉쇄 나서
음료·주류업계, 유사품 법적 대응


위조방지 끝없는 전쟁

롯데칠성음료는 ‘스카치블루’를 출시하며 최첨단 위조 방지 장치인 DNA라벨을 적용했다.

이 라벨은 DNA 잉크로 만든 라벨에 용액을 묻히면 라벨의 색이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하고 다시 물을 묻히면 원래색으로 돌아온다. 즉석에서 진품을 판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라벨을 떼어내면 자동으로 파손되는 특수라벨을 사용해 재사용을 방지하는 한편, 눈에 보이지 않는 고유번호를 라벨에 UV인쇄(자외선 인쇄)해 UV용 전등을 통해 고유번호를 확인하고 리스트와 비교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라벨 속에 있는 스카치블루 고유DNA 정밀분석을 통해 진품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첨단 위조방지기술이다.

주석캡슐 및 홀로그램 등 기존 위조방지장치와 같이 사용될 수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가짜 양주제조 및 유통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수법 역시 조직화·정교화 됨에 따라 고객보호 차원에서 DNA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면서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고 제품 이미지를 관리하는데도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스코트는 위스키 렌슬럿과 킹덤에 위조방지기술인 ‘C-Color’와 ‘구알라캡’을 도입했다.

이 장치는 캡의 훼손의 여부와 위스키의 맛, 향, 색깔 등으로 규명할 수 있는 위조방지시스템이다.

이와함께 지난해에 이어 ‘깔끔한 킹덤과 함께하는 위조주 근절 캠페인’을 12월 19일까지 전개한다. 이벤트로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구입한 킹덤이 가짜로 의심될 경우 하이스코트에 신고하면 제품감정 후 위조주로 판명될 경우 킹덤 17년산 선물세트를 증정한다.

진로발렌타인스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위스키의 정품여부를 확인하는 ‘임페리얼 모바일 정품 인증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휴대전화의 ‘**17’ 버튼을 눌러 각 통신사 무선인터넷 서비스(Nate, Magic N, ez-I)에 접속한 뒤 임페리얼 12년산과 17년산 병 하단에 인쇄된 고유번호 10자리를 입력하면 정품 여부를 알려준다. 서비스 이용요금 및 데이터 통화료는 무료다. 구매 현장에서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뉴윈저를 출시하며 세계 최초 정품 인증 추 방식의 위조방지장치 ‘체커’를 장착했다.

체커는 뚜껑을 여는 순간 위스키 위조여부를 손쉽게 판별할 수 있는 정품인증 추 방식의 위조방지 장치로, 정품인증 추 방식은 바 형태의 체커가 윈저 마개와 병을 연결하고 개봉시 마개를 돌려 열면 분리되면서 병목에 부착된 라벨 밑으로 떨어지는 방식이다.

회사측은 “이 방식은 위치만으로도 양주의 위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위조방지시스템”이라며 “뉴 윈저를 위조하기 위해서는 분리된 체커와 윈저 캡 내부를 다시 연결해야 하는데 병을 깨서 연결하지 않는 이상 연결이 불가능해 원천적으로 위조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윈저 12와 17에 각각 적용된다.


고가 양주부터 RFID 도입

무선인식 기술(RFID)을 이용한 가짜 양주 식별법도 도입됐다.

국세청은 고가제품인 양주부터 주류 유통관리에 RFID 기술을 도입하기로 하고 이달부터 연말까지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시스템은 태그가 술병 마개를 열 때 자연스럽게 파손되도록 만들었다. 정품 양주병의 태그가 가짜 양주병에 이용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시스템은 우선 페리노리카 코리아의 ‘임페리얼’ 위스키 21년산과 17년산 1만5000병에 시범 적용된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페르노리카 외에 24개 주류 도매업체와 룸살롱 등 유흥음식점 100곳, 이마트의 양재점, 용산역점 등 10개 점포가 참여한다.

국세청과 페르노리카는 10월 26일부터 출고된 임페리얼 위스키 병마개에 돌릴 때 자동적으로 파손되도록 만든 RFID 태그를 부착하고 시범사업 대상제품의 뒷면에는 ‘진품확인 가능상품’ 스티커도 붙여 식별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업기간 유흥음식점 등 참여 업체에는 휴대전화에 장착 가능한 진품 확인용 단말기 ‘동글’을 비치해 해당 음식점이나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이 휴대전화(시범사업기간에는 SK텔레콤만 가능)를 이용, 국세청 서버에 등록된 제품정보를 직접 확인해 진품여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가 본격화될 경우 가짜 양주 식별은 물론, 제조에서 소매에 이르기까지 주류 유통의 전 과정이 실시간으로 파악돼 무자료 거래와 면세주류, 여행자 휴대주류 등 주류의 비정상적 유통을 막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RFID 태그가격(개당 300원)이나 진품 확인용 단말기 가격(25만원)이 비싼 점이 단기간내 보급을 늘리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

구돈회 국세청 소비세 과장은 “양주 관리에 RFID가 도입되면 가짜 양주 방지와 함께 무자료 술 거래와 같은 유통질서 문란행위도 강도높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범사업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한 뒤 확대 시행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제품 명성 훼손 심각

가짜 양주가 기승을 부리자 주류업체가 유사제품 이른바 ‘짝퉁’ 제품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강력한 조치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짝퉁 주류들은 정상적인 경로로 유통되는 것도 아니고, 잠깐 생겼다가 없어지는 반짝 제품들이 많아 법적 대응을 하지 않고 묵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짝퉁제품이 기승을 부리자 원조 제품을 만드는 업체인 국순당이 강력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국순당에 따르면 ‘국순당 차례주’의 경우 명절 전용술 뿐 아니라 일반 제례주로도 인기를 끌자 병의 외관 및 라벨 디자인은 유사하나 제조방법도 다르고 맛도 원조 차례주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짝퉁차례주가 3종 이상 출시되고 있다.

백운주조에서 판매 중인 ‘민속 차례주’는 국순당 차례주의 패키지와 병의 컬러, 무늬는 물론 ‘제대로 빚은 제례전용주’라는 문구조차 유사하다.

인터넷 덤핑 사이트에서 팔리고 있는 ‘대가 차례주’의 경우는 이보다 더 심하다.

‘국순당 차례주’라는 이름 대신 ‘대가 차례주’로 이름을 바꾸고 패키지에 쓰여 있는 ‘제대로 빚은 제례전용주’를 ‘정성을 담은 제례전용주’라고 고친 것 외에는 국순당 차례주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닮아있다.

지난해 설부터 짝퉁 차례주가 더욱 확산돼 감에 따라 국순당에서는 올해 말부터 내년 설까지 법적 대응을 비롯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 제품 지키기에 나서기로 했다.

국순당 관계자는 “차례주 제품이 민속명절인 설과 추석에 소비자들에게 널리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오랜 기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노력으로 쌓아 올린 ‘국순당 차례주’의 브랜드 이미지와 명성에 해를 끼치고 있다”면서 “영업상 부당한 이익을 얻고자 하는 부정한 의도가 있음을 이대로 묵인할 수 없어 소송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짝퉁 제품으로 인해 피해를 본 것은 음료 업계도 마찬가지다.

동아오츠카는 자사 제품인 ‘포카리스웨트’와 디자인 및 기능이 유사한 ‘메가 파워’를 만든 제이팜 제약에 대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동아오츠카 측은 ‘메가 파워’가 자사 제품인 ‘포카리스웨트’의 파란물결무늬와 컬러는 물론 ‘알카리성 이온음료’라는 문구조차 똑같다며 제품의 기능 뿐 아니라 전체적인 패키지까지 도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