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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쇳가루 고추장 묵인 의혹


식품공전상 이물 검사법 '눈가리고 아웅'
불순물 검출되도 고작 시정조치 권고 뿐


고추장, 된장 등 장류제품의 위생안전에 구멍이 뚫렸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고추장에서 쇳가루가 발견됐음에도 식품공전에서 보면 아무런 하자가 없기 때문이다.

식약청에 따르면 현행법에서는 고추장 관련 표시기준은 있지만 제조 관련시설 및 식품위생안전 등에 따른 세부기준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공전에서는 식품의 이물에 대해 원료의 처리과정에서 그 이상 제거되지 아니하는 정도 이상의 이물과 오염된 비위생적인 이물을 함유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적고 있다.

이에 따라 장류에 대한 위생관리 및 위생기준, 위생검사 등 뚜렷한 제도가 없는 상태다.

이물질 및 불순물 등이 검출되면 식약청은 제조업체에 적극 대처하기 보다는 시정조치를 권고하는 등 소극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고추장에 포함된 쇳가루의 양이 적고 인체의 건강을 해할 우려가 없다는게 식약청의 입장이다.

식품위생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는 식약청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식약청은 이번 쇳가루 검출 이전에 고추장에 쇳가루가 함유되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돼 또다른 충격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종사자 이외에 식약청에 근무하는 사람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쇳가루가 눈에 잘 띄지 않으니까 굳이 알릴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일부에선 고추장에 쇳가루가 발견된 것은 식품위생안전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건강에 미칠 파장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도 개선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요즘 과학적 맹신주의에 빠져 있으며, 이롭지 못한 것이 밝혀지면 제도를 바꿔나가면 된다”라고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한국소비자원의 관계자는 “예전에도 고춧가루에 쇳가루가 나와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며 “또다시 고춧가루에 의해 고추장에서 쇳가루가 섞여 있으면 이것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며, 이에 대한 관계법령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